지난달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E클래스 출시 행사장.서울 방배동 예술의전당 국악관을 통째로 빌려 진행한 이날 이벤트에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은 'VIP'들이 가장 먼저 신차를 소개받는 혜택을 누렸다. 고급 한식으로 차려진 만찬은 공짜였고,전담 직원들로부터 신형 차량의 각종 성능을 쉽게 설명받기도 했다.

24시간 사고나 고장 시 부르면 달려오고,타이어와 휠을 빼고 뭐든지 공짜 교환에,각종 문화 공연 초대…. 고급 승용차를 사면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이다. VIP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혜택은 더욱 풍성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수리 센터 갈 필요없어요

가장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곳은 현대자동차다. 무상 보증 기간만 해도 업계에서 가장 길다. 신형 에쿠스를 구입한 소비자는 일반 소모품과 동력 계통 부품을 5년 12만㎞까지 보증받는다. 5년간 엔진 오일을 7번 무료로 교환하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주행 거리 5000㎞마다 한 번씩 교환한다고 가정하면 3만5000㎞까지 엔진오일은 공짜인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수입차 업계에선 파격적으로 보증 기간을 늘렸다. 3년 10만㎞까지 타이어와 휠만 빼고 전 부품을 무상으로 교환해 준다. 2년차엔 주행 거리와 관계없이 무상 보증 서비스를 적용한다. 구형 E클래스의 경우 엔진오일,벨트,브레이크 패드 등 18개에 달하는 소모품 교환은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동안은 언제나 무료다.

차량 고장 시 출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혼다코리아만 해도 차값은 4000만원 안팎으로 국산차와 큰 차이는 없지만 수리 센터에 갈 필요없이 긴급 출동 서비스(분당 지역)를 부르면 언제든 고장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품격을 제공한다

고급 자동차를 샀을 때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가치는 품격이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문화 공연이나 해외 여행 기회까지 선물한다. 아우디코리아가 매년 세계적 클래식 축제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VIP들을 초청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1994년부터 아우디는 이 행사를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3월 신형 에쿠스 계약고객들을 대상으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초대하는 등 문화 마케팅도 다양하다.

1 대 1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고급차를 사는 매력이다. BMW코리아는 7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소비자 한 사람만을 위한 신차 출시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현대차 제네시스만 해도 전담 상담원이 배치돼 통화 대기시간 없이 언제든 궁금한 점을 문의할 수 있다.

도요타 렉서스 역시 '렉서스 오너스 클럽'을 운영하며,소비자 특성에 맞게 문화,스포츠,교양 분야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출시에 맞춰 첨단 자동차 기술의 진화 등 소비자들이 궁금한 점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작년 12월부터 여성만을 위해 운전 교육을 비롯 미용,패션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폭스바겐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차원에서 최고급 모델인 '페이톤 V8 4.2 LWB'를 구입하는 소비자를 위해 유니세프에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한 대당 100만원을 소비자 명의로 기부하는 방식이다.

골프대회도 참가하고 해외 여행도

골프는 수입차 업계가 VIP 마케팅을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마케팅 수단이다. 아우디 콰트로컵,BMW 아마추어 골프대회,볼보 아마추어 마스터즈 등이 대표적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세계 52여개국 참가자들이 벌이는 결선에 오를 경우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요금과 최고급 호텔 포함 경비 일체를 후원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고객 자녀들을 위한 키즈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0여명 정도를 추첨을 통해 선발,골프 이론과 각종 실기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