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은 전략 제품 육성과 신기술 개발에 주력,다시 올 호황기를 준비하고 나섰다. 세계적인 조선 · 해운 시장 침체를 극복하고 세계 1위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건조 기술을 진화시키고 있다. 세계 1위 업체인 현대중공업의 세계 일류상품은 25개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밸러스트 수(水)처리 시스템인 '에코 밸러스트'를 탑재한 선박도 개발했다. 로봇사업도 대표적인 현대중공업의 미래 사업이다. 4세대 LCD 운반용 로봇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조선소 자체의 기술 혁신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세계 처음으로 생산 현장에 와이브로(무선 광대역통신망)를 적용한 '디지털 조선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월 영국 업체와 함께 '샌드위치 플레이트 시스템(SPS)' 공법을 선박 건조에 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선박 블록을 제작할 때 보강재를 용접하는 대신 두 장의 얇은 철판에 특수 개발한 폴리우레탄을 넣어 샌드위치처럼 붙이는 방식이다. 선박의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선박의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류고정날개'(Pre-swirl stator)를 자체 개발했다. 축구장 세 배 크기의 초대형 유조선(VLCC)에 장착하면 연간 1500t의 기름을 절약해 20년 운항 기준으로 160억원의 연료 절약 효과가 예상된다. 압력밥솥 원리를 응용한 새로운 액화천연가스(LNG)선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삼성중공업은 높이 1m짜리 축소 모형 하나로 미국 풍력발전 설비 시장을 뚫기도 했다. 지난해 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든 삼성중공업이 2.5㎿급 설비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생산공장이나 양산 모델도 없이 GE 등 세계적인 업체들을 제치고 미국 시장 진출을 이뤄낸 것이다. STX조선해양은 대형 선박의 진동과 소음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하면서 세계 조선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