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이 개발한 비주얼(visual) 상품검색엔진이 세계 최대 인터넷쇼핑몰인 이베이의 운용프로그램으로 채택됐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지앤지커머스(대표 모영일)는 9월 말부터 미국 이베이의 웹사이트를 통해 비주얼 상품검색엔진인 '캔버시(canvasee)'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캔버시는 '캔버스(canvas)'와 '보다(see)'의 합성어로,상품명으로 찾는 기존의 검색방식과 달리 디자인 색상 패턴(무늬) 등을 선택해 원하는 패션상품을 검색하는 비주얼방식의 검색엔진이다.

모영일 대표는 "2000년 초부터 패션코디네이션 시뮬레이션을 개발하다 직접 디자인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시장수요에 착안해 비주얼 검색엔진 개발로 방향을 틀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베이에서 캔버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는 것은 국내 검색엔진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동시에 지앤지커머스가 글로벌 e비즈니스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베이는 지난 2년여에 걸쳐 지앤지커머스 등 전 세계 여러 업체의 비주얼 상품검색엔진을 비교 분석한 뒤 개별 소비자에게 맞춤형 검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캔버시를 최종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캔버시는 개인맞춤형 검색을 위한 이미지 시뮬레이션 및 디자인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2차원과 3차원 특성을 혼합한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는 엔진으로 검색소요 시간을 크게 줄인게 특징이다. 현재 이베이에는 쇼핑을 돕는 외부 프로그램 20개가 가동 중인데,비주얼 방식의 상품검색 프로그램으로는 캔버시가 유일하다.

지앤지커머스와 이베이는 캔버시 활성화를 위해 당분간 이베이 판매자(셀러)에게 무료로 프로그램을 배포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베이 셀러회원들은 현재 사이트(www.ebay.com)에 접속,마이 이베이(my eBay) 내 캔버시를 통해 제품판매 및 홍보를 할 수 있다. 일반 구매자는 이베이 셀러의 링크사이트를 통해 캔버시 실행화면에 뜬 사이버모델에 직접 디자인한 의류 액세서리 등 패션상품을 착용시겨본 후 유사상품을 찾으면 된다.

지앤지커머스는 내년 상반기에 일반 구매자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이베이 측과 협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유료화 시기를 잡기로 했다. 모 대표는 "하루에 수천만건의 거래가 이뤄지는 이베이에서 캔버시가 활성화되면 지앤지커머스는 큰 수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베이 판매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캔버시가 유료화되면 각각의 판매자로부터 월 1달러95센트의 월정액을 받게 된다. 월정액은 지앤지커머스와 이베이가 80 대 20의 비율로 나눠 갖는다. 또 판매자가 링크한 캔버시를 통해 구매가 성사되거나 클릭이 이뤄질 때마다 20~40센트의 수수료도 받게 된다.

모 대표는 "캔버시가 유료화될 경우 초기에만 월간 3만6000명의 판매자가 이용할 것이라는 게 이베이 측의 전망"이라며 "이 경우 연간 수입만 100억원에 달하고 일반 구매자로 서비스가 확대되면 수입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앤지커머스는 앞으로 캔버시 기능을 보강 · 확장해 구글 아마존 등에도 비주얼 검색엔진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2002년 설립된 지앤지커머스는 전자상거래와 IT(정보기술) 신기술을 접목시키는 연구개발 전문 벤처기업으로 도매전문 오픈마켓인 '나까마(www.naggama.co.kr)'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웹상에서 2D(2차원) 이미지를 3D(3차원)로 변환하는 기술과 개인맞춤에 따른 패션 코디네이션 시스템,이미지 기반 검색엔진기술 등 1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