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낮에 맨정신일 때가 별로 없습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막걸리를 낮술로 마시거든요. "(김남희 현대백화점 주류바이어)

막걸리 바람이 백화점까지 불어 닥치면서 백화점 주류 바이어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각 지역의 유명 막걸리를 찾는 고객 요청에 맞춰 틈나는 대로 전국 곳곳을 돌며 막걸리 투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김 바이어는 "월요일이면 주말에 나들이를 다녀온 고객들이 '부산 금정산성 막걸리 모르세요?''가평 잣막걸리 맛이 정말 좋다고 하던데…'라는 식으로 직 · 간접적으로 판매를 요구한다"며 "전국으로 막걸리 투어를 다니고 리스트를 만들기 위해 메신저 대화명도 '막걸리를 찾습니다'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처럼 막걸리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지난달에는 백화점의 월별 막걸리 매출이 처음으로 수입맥주를 앞질렀다. 현대백화점의 서울지역 6개점 기준으로 지난달 막걸리는 총 1만병,1600만원어치가 팔려 수입맥주(1300만원)보다 23%가량 높았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지난달 막걸리 매출이 수입맥주의 3배를 기록했다.

안재호 롯데백화점 주류담당 과장은 "20~30대 젊은층과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았고 막걸리 추석선물세트의 호응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백화점들은 구색 늘리기에 한창이다. 현재 25종의 막걸리를 판매 중인 현대백화점은 연말까지 업계에서 가장 많은 100종의 막걸리를 갖출 계획이다. 현재 본점에서 '막걸리백주''배혜정 누룩 부자10도' 등 12종을 판매하는 롯데백화점 본점은 스타시티점과 강남점 등지로 판매처를 넓히고 있다. 현재 6종의 막걸리를 판매하는 신세계백화점도 다음 달부터 20여종으로 확대해 판매할 계획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부산의 '산성 막걸리',대구의 '불로막걸리' 등 각 지역의 유명 막걸리를 들여오고 강남점과 영등포점에는 막걸리 전문 매장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