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보다는 6개월 이상 상품이 바람직"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하고 이성태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시각을 내비치면서 당분간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예금금리는 대부분 은행채 금리 추이를 반영해 은행들이 결정한다.

은행들은 그동안 시중금리 상승을 반영하고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고금리 예금을 재유치하려고 예금금리를 높여왔다.

◇예금금리 인상 `멈칫'하나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시중금리가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예금 금리도 보합권을 유지하거나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은행 수신 담당자는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의문점이 해소되면서 채권금리도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은행 예금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어져 무리하게 금리 경쟁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한은행 예금담당자도 "그동안 금리인상 기대감으로 시중금리가 많이 올랐지만 당분간은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현재 은행들의 자금 사정이 부족한 편이 아니어서 시중금리가 빠지면 예금금리도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 8일 4.23%에서 9일 4.13%으로 하루 만에 0.10%포인트나 하락했다.

은행권 예금금리는 그동안 오름세를 탔었다.

국민은행의 1년 만기 국민수퍼정기예금 금리는 7월말 3.60%에서 지난 9일 기준 4.6%로 1%포인트 올랐고 신한은행의 민트정기예금도 이 기간 3.5%에서 최고 4.7%로 뛰었다.

우리은행의 1년 만기 키위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9일 4.7%로, 7월 말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양진모 SK증권 연구위원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긴 했지만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면서 "예금금리를 내리면 고객 기반을 다른 은행에 뺏길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인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6개월 이상 장기가입 고려해볼 만"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금리 인상을 기다리며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과 같은 초단기 상품으로 자금을 운용해온 고객이라면 6개월 이상 예금 가입을 고려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PB사업단 재테크팀장은 "현재 3개월짜리 단기 상품과 1년짜리 예금간 금리차가 0.5%포인트 이상 난다"며 "3개월 이후 금리가 0.5%포인트 이상 급격히 오를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세금우대 상품이라면 1년짜리로 가입하되 나머지 여유자금이라면 단기 상품보다 금리가 더 높은 6개월 이상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정 기간 단위로 금리가 변동되는 회전식 예금도 재테크 수단으로 꼽았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3~6개월에 한 번씩 금리가 변하는 상품으로, 1년 만기에 3개월 회전식으로 가입하면 3개월 이내 예금금리가 오를 경우 3개월 이후부터 인상된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회전식 예금에 가입하면 앞으로 금리 상승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시중금리가 지금같이 내리는 추세라면 1년 만기 예금도 가입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탑스회전정기예금'에는 9월 한 달 동안 2조 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조재영 기자 indigo@yna.co.kr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