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이 이틀째 주식을 사들여 주목된다. 코스피지수가 1600선까지 밀리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연기금은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67억원 순매수했다. 지수가 37포인트 이상 급락했던 지난 5일 322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전날에도 680억원을 사들였다.

이들은 지난 7월15일 이후 약 3개월 동안 거의 매일 주식을 팔아 치우며 차익 실현에 주력했다.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규모만 4조5000억원 수준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현대엘리베이터 키움증권 KCC건설 삼성증권 무림페이퍼 대덕GDS 기아차 계룡건설 SK케미칼 등의 국민연금 지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28개 종목에 대한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이 축소됐다.

연기금의 귀환은 그동안 오르기만 하던 주가가 조정을 보이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등은 올 들어 주식 매도에 주력했기 때문에 증시 상승에 따른 수익 증대 기회를 많이 놓쳤다"며 "주가가 조정을 보이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자금의 일부를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수가 1500대로 진입하면 증시에 들어오겠다는 대기 자금도 꽤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연기금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대부분 대형 우량주였다. 삼성전자를 109억원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현대차(61억원) 하이닉스(53억원) LG디스플레이(32억원) 현대모비스(26억원) 등을 주로 사들였다. 전날에도 연기금은 하이닉스를 72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 삼성전자(66억원) LG디스플레이(53억원) 등에도 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공매도로 최근 시장 평균보다 더 떨어져 저가 메리트가 생긴 종목들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주식 매도에 집중했던 기간에도 한화(5.00%→7.14%) 한섬(5.00%→7.22%) LG하우시스(7.73%→8.04%) 등 3개 종목에 대해선 지분율을 높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