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이 한 달 동안 70원 가까이 폭락했다. 특히 1200원 아래로 떨어진 뒤 하락세가 더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1700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도 추락하고 말았다.

불과 1년 전에 환율이 급등하면서 주가 반토막을 경험한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의아하게 들린다. 환율이 상승했을 때 주가 하락을 경험했는데 막상 경제가 안정화되고 외환보유액이 늘어나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데도 지수가 떨어진다고 하니 투자자들은 헷갈릴 뿐이다.

여러 의견이 혼재해 엇갈릴 때는 원점에서 따져 보면 해답이 보인다. 환율은 상대국 통화와의 교환비율로 경제상황이 좋은 국가의 통화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수출이 잘돼 경상수지 흑자가 나면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한다. 우리 산업에서 자동차와 IT(정보기술)의 비중이 크고 세계시장 지배력이 높기 때문에 수출이 호조를 보일 때 해외 투자자금의 유입이 늘어나 환율 하락세가 더 빨라지는 구조다. 따라서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시기에 주가는 상승흐름을 보인다.

시장의 우려처럼 환율 하락이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마이너스 효과보다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플러스 의미가 더 크다는 판단이다.

급격한 환율 하락이 일어날 경우 일시적인 주가 하락세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환율 하락 국면에서 주가는 상승한다는 게 통상적인 경험이다.

환율은 투자자들에게 양면의 얼굴로 다가온다. 독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환율 하락은 실질적으로 약이 되기도 하다. 진행 중인 환율 하락은 달러가 부족해서 불안했던 한국 외환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징표인 동시에 한국 시장의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환율 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불안요인보다는 중장기적인 플러스효과에 더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 sj.oh@youfir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