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지구촌에는 '신(新)골드러시' 열풍이 거세다. 해저 금 탐사가 활기를 띠고, 폐자원에서 금을 뽑아내는'현대판 연금술'도 주목을 끌고 있다.

금값 급등으로 가장 바빠진 곳은 글로벌 광산업체들.광산업체들은 독자적으로, 혹은 합작으로 '금맥 찾기'에 분주하다. 세계 3위 금 광산업체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앵글로골드 아샨티는 지난 5일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업체인 드비어스와 손잡고 해저 금 탐사에 나서기로 했다. 육상에서는 더이상 대규모 금맥을 찾기 힘들어진 데다 금값 급등으로 해저 금광개발이 충분한 채산성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해저 광물탐사 부문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드비어스는 해저 광맥에 대한 광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해저 금맥 찾기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 캐나다의 노틸러스미네랄은 파푸아뉴기니 근해에서 해저 로봇차량을 이용해 금을 채굴할 계획이며 호주의 넵튠미네랄은 현재 뉴질랜드 근해 해저에서 금맥을 찾고 있다.

폐자원에서 금을 추출해 내는 '현대판 연금술'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못 쓰게 된 휴대폰 PC 자동차 등의 부품에서 금 등을 추출해 다시 쓰는 '도시광산' 사업의 선두주자는 일본이다. 일본은 현재 폐가전제품에서 뽑아낸 금이 6800t으로, 세계 굴지의 금 생산 국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매장량 6000t을 웃도는 상황이다. 폐휴대폰 1t에서 금 400g,중고 PC 1t에서는 300g을 추출해 낼 수 있다.

물론 육상에서의 새로운 금맥찾기도 치열하다. 연초 페어뱅크스 북쪽에서 680만온스(1온스=28.35g) 규모의 금광이 발견된 미국의 알래스카는 남동부의 버너스만 지역에도 140만온스 규모의 금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금광 개발지로 떠올랐다. 골드러시의 본고장인 캘리포니아에는 올해 사금채취를 위해 다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브라질의 아마존 정글에도 2년 전부터 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금값 고공행진에 소비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금 660t을 소비한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에서는 금값이 너무 올라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가짜 금붙이가 인기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