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재벌가의 아들 결혼 소식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습니다.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의 3남 조현상 주식회사 효성 전략본부 전무(38)가 이달 18일 특장차 제조업체 주식회사 광림의 김여송 대표 딸인 비올리스트 김유영씨(29)와 결혼한다고 7일 밝혔습니다.

효성은 오늘 두 사람의 사진까지 공개했더군요.

이에 앞서 LG그룹은 지난달 10일 "구본무 회장의 아들 광모씨(31)가 식품 첨가제 전문업체인 보락의 대표인 정기련씨의 장녀 효정씨(27)와 이달 말 화촉을 밝힌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광모씨와 효정씨의 결혼식은 지난달 29일 LG그룹 소유의 골프클럽인 '곤지암CC'에서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선 두 그룹 아들의 결혼을 축하 드립니다.

그런데 LG와 효성 그룹의 아들 결혼발표는 다소 '이색적'이라는 느낌을 들게 합니다.

국내 재벌가들이 지금까지 자녀 혼인문제에서 관행처럼 유지해온 "쉬쉬"를 깨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국내 재벌가에서 자녀 결혼을 감추는 건 이런 소식을 알려보았자 좋을 게 없는 까닭입니다. '반재벌 정서'가 너무 강한 탓입니다.

이는 포털 등에서 재벌가 혼인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이 두 그룹이 '아들'의 결혼을 공개한 건 무엇 때문일까?

답은 얼마전 이 블로그에서 'LG가 구회장 아들의 결혼을 공개한 까닭은' 제하의 글에서 분석한 내용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LG, 효성그룹의 사돈이 중소기업이긴 하지만 둘 다 증권시장에 상장된 '공개기업'의 대표를 맡고 있다는 점입니다.

LG와 사돈이 된 보락이나 효성과 사돈이 될 광림이나 재벌가와 '혼맥' 형성으로 기업 경영에서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영향권'에 들었다는 뜻이 된다는 겁니다.

그 영향이 실제로 있든 없든 말입니다.

이는 시장에서 주가의 변동을 초래하는 '정보'로 얘기될 수 있을 거고요.

실제 두 그룹의 사돈 기업은 결혼 발표와 동시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만약 이런 정보가 시장에 공개되지 않고 내부의 관련자 몇 명만이 안다면?'하는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금감원의 공정공시 규정에는 재벌가 자녀의 결혼에 대해선 공시의무사항으로 적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두 그룹은 이런 측면에서 만큼 좋은 평가를 들을 만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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