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2 생산 줄이자 DDR3와 가격 첫 역전

삼성전자가 세계 D램 시장의 가격 추세를 바꾸어 놓았다.

8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전반기 DDR2 1Gb 128Mx8 667MHz D램 고정거래가격은 1.78달러로 지난달 후반기보다 7.23% 오르며 DDR3 1Gb 128Mx8 1066MHz 제품의 고정거래 가격(1.75달러)을 앞질렀다.

DDR2 D램 고정거래 가격이 차세대 D램인 DDR3보다 높게 형성된 것은 처음이다.

DDR3 D램 값은 지난달 후반기보다 1.74% 올랐다.

DDR2 D램 가격이 이처럼 오르는 것은 삼성전자가 물량을 줄였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가 생산한 DDR2 D램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물량이 달린다.

삼성전자는 올 초까지만 해도 DDR2와 DDR3의 생산 비중을 8대2 정도로 맞췄으나 하반기 들어서는 5대5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D램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D램 생산제품 구성에 변화를 주면서 시장이 요동치는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장에서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꼽히는 40나노 공정(1나노는 10억분의 1m)의 저전력(1.35V) DDR3 D램 물량은 점점 늘고 있지만 DDR2 D램의 물량은 줄고 있다.

40나노 공정을 적용한 1.35V 저전력 DDR3 D램은 아직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로 서버용으로 공급하는 이 제품을 점차 PC용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DDR2 공급 물량이 시장에서 부족한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초부터는 DDR3가 시장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닉스와 엘피다 등 D램 2, 3위 업체들도 최근 DDR3로 전환하는 속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D램 시장이 DDR3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면 나노 공정이 앞선 삼성전자가 원가 경쟁력에서 일본, 대만 업체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0나노 공정은 50나노 공정보다 생산성이 60% 정도 높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010년 40나노 공정전환과 안정적인 수율이 확보되면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규모에 따라 시장가격이 결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