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이상 빌딩을 보유한 부자들은 올해 하반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상가와 빌딩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투자 유망지역으로 경기도 수원시 '광교'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들은 일반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면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8일 한국경제신문이 빌딩자산관리 전문업체인 포커스에셋과 함께 서울 강남권에 사는 100억원대 이상 빌딩 부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3명꼴(28%)로 '올 하반기 유망한 부동산 투자상품'으로 상가와 빌딩을 꼽았다.

이는 지난 8월 강남3구의 상업 · 업무용 부동산 거래량(988건)이 연초(257건) 대비 3배나 증가한 바 있어 앞으로도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이 더 늘어날 것임을 시사한다. 김민수 포커스에셋 대표는 "9월 초 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가 확대되면서 큰손들이 비적용대상인 상가와 빌딩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빌딩 부자들은 또 재건축(15명) · 재개발(18명)보다 '아파트 투자'(21명)가 더 낫다고 봤다. 이는 일반적인 투자 견해와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수도권 아파트 중에서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으로는 경기도 수원시 '광교(25명)'가 높게 나왔다. 그 다음으로 송도와 청라(21명),용인과 남양주(13명)가 뒤를 이었다. 김희선 부동산 114 전무는 "광교는 강남 접근성이 좋고 물량 압박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적어 투자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또 전체 응답자 10명 중 4명(41%)이 '내년 상반기 국내 부동산이 다시 한번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연말에 상승할 것이란 의견도 32%(32명)에 달했다. 전체의 73%가 연말 혹은 내년 상반기에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이는 최근 계속되는 있는 펀드 환매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 것이란 분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45명)가 올 하반기 펀드 환매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될 것으로 봤다. 은행예금 및 적금(3명),채권(12명)과 원유 · 금 등 실물투자(4명)는 20%에도 못 미쳤다. 이들은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최대 이슈는 정부의 '출구전략'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전체의 38%(38명)가 금리인상이 부동산 투자를 결정할 변수라고 답했다. '세금 등 정책변수(28명)'라는 답변까지 합치면 빌딩 부자들의 투자 결정은 정부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설문에 응한 빌딩 부자 100명은 나이가 대부분 50 · 60대이고 남성이 65명,여성이 35명이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