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등으로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2년4개월 만에 감소했다. 반면 예금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2조7895억원 증가에서 4184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이 감소를 보인 것은 2007년 5월 -1조1852억원 이후 처음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들어 ▲1월 1조7936억원 ▲2월 3조3166억원 ▲3월 2조5094억원 ▲4월 1조1548억원 ▲5월 2조4303억원 ▲6월 3조5151억원 ▲7월 3조3546억원 ▲8월 2조7895억원 등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보여 왔다.

모기지론 양도분을 포함하더라도 전월 3조2000억 원에서 2조4000억 원으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은행들의 대규모 대출자산 양도 등으로 감소로 전환했다"며 "양도분을 포함한 것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대출금리 상승, 보금자리주택 공급 계획에 따른 주택구입 연기 등으로 수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다른 대출도 추석 상여금 지급, 부실채권 매각 등으로 5000억 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3조 원 증가에서 1조 원 감소로 전환했다. 은행 가계대출이 감소를 보인 것은 올 들어 1월 1조6000억 원 감소에 이어 두번째다.

기업대출(원화)은 전월 3조 원과 비슷한 규모인 2조9000억 원 증가를 보였다.
중소기업은 추석자금 수요 등으로 2조8000억 원 증가했으며 대기업의 경우 기업의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확대 등으로 2000억 원 증가에 그쳤다.

일반기업 회사채(공모)는 금리상승에 대비한 장기자금 선 확보, 부채구조 개선 노력 등으로 순발행 규모가 확대됐다.

기업의 기업어음(CP)은 기업 부채구조 개선 노력, 머니마켓펀드(MMF) 수신 감소에 따른 수요 위축 등으로 순상환이 지속됐으며 일반기업의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전월보다 소폭 축소됐다.

금리의 경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 기대 강화 등으로 상승했다가 저가매수자금 및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 7일 기준 4.45%로 8월말(4.38%) 수치를 조금 웃돌고 있다.

회사채 2년물은 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신용위험 우려 완화로 하락해 8월말보다 낮은 수준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CP 등 단기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기대, 주요 매수처인 MMF 수신 감소 등의 영향으로 8월 이후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금흐름의 경우 은행수신은 전월 13조5000억 원 증가에서 16조5000억 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정부 여유자금 및 추석 지원 자금이 유입되면서 6조3000억 원 증가했으며 정기예금도 만기도래 특판 예금의 재유치를 위한 은행 금리인상에 힘입어 큰 폭(9조2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전월 7조8000억 원 감소에서 18조3000억 원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밖에 광의통화(M2)의 평균잔고기준 증가율은 전월보다 약간 낮은 9% 초반으로 추정됐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 및 외국인 국내증권투자 확대로 국외부문에서의 통화 공급은 늘었으나 민간신용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이를 상쇄시켰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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