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밴드 TV-콘텐츠 협력 가능성…종편 진출 여부 '촉각'

7일 한국을 찾은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최지성 사장과 남용 LG전자 부회장을 잇달아 만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하루 일정으로 방한한 머독 회장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이 전무와 최 사장을 만났고, 오후에는 남 부회장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면담 내용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만남의 성격상 삼성전자, LG전자와 뉴스코퍼레이션사가 브로드밴드 TV와 콘텐츠 부문에서 협력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LG전자는 최근 독일 최대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사업자인 맥스돔과 제휴했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독일 시장을 시작으로 유럽 전역에서 7개 시리즈의 제품을 출시해 내년에만 유럽 시장에서 300만대 이상의 브로드밴드 TV를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는 주문형 비디오 기능을 갖춘 LED TV를 판매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아직 제휴를 통한 시장 확대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과 만나기는 했지만, 특정 사업과 관련된 깊숙한 얘기보다는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머독 회장의 한국 방문은 지난 4일 일본 교토에서 뉴스코프의 자회사인 다우존스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데 이어지는 것으로, 8일에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머독 회장이 외국인 지분이 20%까지 허용된 종합편성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그의 한국 방송 시장 진출 시도는 오래전부터 계속돼왔다.

그는 지난 2000년 자신이 갖고 있던 스타TV가 참여한 한국위성방송(KSB)을 통해 위성방송사업권을 획득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2003년에는 스카이라이프 지분참여도 시도했지만 좌절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미디어 규제가 완화되는 시점에 머독 회장이 방한한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머독 회장은 폭스TV와 스타TV 등 글로벌 방송미디어와 세계 최대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포스트 타임스 등 신문, 20세기폭스 영화사 등을 거느린 미디어 재벌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