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1호 상장사인 동양생명보험이 증시 입성 첫날 주가가 급락,투자자들과 생보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시장에서는 기업 내재가치(EV)를 고평가해 공모가가 너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동양생명은 상장 첫날인 8일 시초가가 공모가(1만7000원)를 밑도는 1만5700원에 정해진 뒤 하락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9.87% 급락한 1만4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이 회사의 전날 장외가격 1만7800원보다 20% 이상 낮은 것이다.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헤지펀드 등 일부 외국인들이 대량 손절매(로스컷) 물량을 내놓아 낙폭을 키웠다. 공모 때 927만주를 인수했던 외국인은 이날 73만주를 팔았다.

생보사 1호 상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공모가가 EV에 비해 과도한 수준에서 결정됐다는 평가로 주가가 급락했다는 지적이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1만7000원은 동양생명의 순자산과 보험계약의 미래가치를 현재가로 환산한 주당 내재가치(EV)의 1.5배로 손해보험사 1위인 삼성화재 수준이어서 상당히 높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동양생명 주가 급락이 상장을 준비 중인 대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우려로 미래에셋생명은 이날 장외시장에서 6.30%,금호생명은 8.57% 내렸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