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경제 효과는 130억유로(약 24조원)에 달할 것이다. "

피터 만델슨 영국 기업혁신기술부 장관은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 · EU FTA가 이달 15일께 가서명을 마치고 내년쯤 발효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앞으로 제조업과 금융업의 장점을 갖춘 영국 시장에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델슨 장관은 "한국은 영국 무역투자청이 꼽은 17개 우선시장 중 하나일 정도로 영국에도 중요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6년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 · EU FTA 협상 타결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내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관련,만델슨 장관은 "금융위기 이후를 논하는 자리인 만큼 금융 규제와 글로벌 경제 불균형 해소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며 "G20을 유치한 공동 의장국으로서 한국과 영국이 협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으로 향후 5년간 107조원을 투자키로 한 한국 정부와 함께 녹색산업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에 대해 그는 "위기 상황 발생 시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병원 개념에서 탈피해 상시적으로 운영되는 '노멀(normal) 기관'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영국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가입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현 노동당 정부는 유로존 가입을 고려 중"이라며 "파운드화를 사용하더라도 한국 기업의 영국 시장 진출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럽의 정치 통합을 위한 "리스본 조약 발효를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