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택공사 출범식 축사.."서민주택 투기는 사회 공적"
"서민 어려운 시기니 서민정책 쓸 수밖에"

이명박 대통령은 7일 "공기업 중에도 민간기업 이상으로 잘하는 CEO(최고경영자)가 있고, 또 그에 협력하는 임직원이 있다"면서 "그런 공기업은 사장에게 재량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 분당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에서 열린 토지주택공사 출범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제도적 보완을 해서 그 회사 대표가 책임지고, 민간기업처럼 자기 책임하에 운영해나갈 수 있는 재량권도 주는 것을 지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통합된 회사는 민간회사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

새로 통합된 토지주택공사는 오로지 스스로 경쟁해야 한다"면서 "민간기업이 이익이 나지 않아 일을 안하겠다고 하는 분야에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서민주택을 지어야 한다.

임대주택도 지어야 하고, 전세주택도 지어야 하고, 내가 집을 갖고 싶어도 목돈 없어서 집을 못사는 사람에게도 집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주택 서민을 위해 공급하는 보금자리 주택을 거론, "이 보금자리 주택, 서민을 위해서, 집 없는 사람을 위해서 주는 이 서민주택을 투기에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회적 공적"이라고 규정하고 "주택은 투기의 대상이 아니고 주거의 목표가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토지주택공사 임직원들이 기득권을 포기해 조속한 화학적 결합을 이룰 것을 당부하면서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각오를 가져야 한다"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자리를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

임기를 다 채울 생각을 하고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토지주택공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건물을 짓더라도 어떻게 지어야 하느냐, 어떻게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느냐, 이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공사가 앞장서서 하면 민간에도 파급효과를 줄 것"이라고 에너지절약형 건축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서 냉난방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은 이미 일본이 30년전부터 해왔다"며 "우리나라 공공건물은 로비에 몇 사람이나 다닌다고, 로비 층 전체를 뻥 뚫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서민 정책과 관련, 이 대통령은 "서민이 어려운 시기니까 정부는 서민정책을 쓸 수 밖에 없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사람은 나 보고 `저 사람이 시장경제주의자가 저렇게 말하느냐'고 하는데, 서민을 위한 주택정책은 시장경제논리로만 할 수 없다.

시장경제논리로만 하면 서민들은 일생 집 한번 못가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 기업들이 여러 비판도 있지만 그래도 어려울 때 해고시키지 않는 나라는 유일하게 대한민국"이라고 말한 뒤 "그래서 세계에 없는 잡 셰어링(job sharing) 이렇게 했다.

아마 내년쯤 세계경제가 어느 정도 위기를 극복하면 대한민국의 잡 셰어링이 세계 경제사에 남는 또 하나의 제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혓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우리는 물질적으로 가진 게 있더라도 인격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문화면에서, 여러 면에서 우리 한국이 균등하게 발전해야 하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 때 다 못이루더라도 그러나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기초는 우리가 다 만들어놓아야겠다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서 "어느 한 분야 특별히 내세울 게 없더라도 우리가 미래 선진일류국가가 되는 기반을 닦을 수 있다면 이 정권은 진정하게 국가를 위해서, 민족을 위해서 의무를 다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