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뿐 아니라 한국 경제도 더블딥(경기 상승후 재하강)에 빠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상당수 경기예측 기관들은 7일 한국경제가 내년 하반기에 더블딥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 ▲선진국경제가 흔들릴 경우 타격을 받게 되고 ▲재정투입의 실효성이 갈수록 떨어지게 되며 ▲출구전략이 조금씩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꼽았다.

손성원 캘리포니나주립대 석좌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은 미국처럼 심하지 않겠지만 내년 하반기에 더블딥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말하고 "한국 경제는 독립된 경제라기보다는 바다에 떠 있는 배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경기부양책의 힘을 많이 입고 있는데, 내년 하반기가 되면 실탄이 고갈된다"면서 "한국경제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한국경제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므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더블딥으로 간다면 우리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부양책이 소진된 상태에서 민간부문이 회복되지 않으면 부담이 된다"면서 "금융기관의 부실이나 섣부른 출구전략도 더블딥이나 장기불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의 연구위원은 "미국 등이 더블딥에 빠진다면 한국도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 경제위기는 금융에서 시작됐으나 새롭게 충격을 받는다면 실물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더블딥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위기를 경험한지 1년도 안된 상태에서 더블딥 가능성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으며 경기가 일시적으로 약간의 등락을 보이면서 W자를 나타낼 수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경기가 급락하는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임지원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외환위기와 카드사태를 거치면서 2차례에 걸쳐 금융부실을 거둬냈고 재정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튼튼하다"면서 " 한국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는 `스몰딥'에 빠지거나 저성장의 모습을 나타낼 수 있으나 다시 크게 흔들리는 더블딥으로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도 해외 경제상황이 걱정되지만 한국이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해외 경제 여건이 나빠진다면 우리도 영향을 받겠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더블딥에 빠진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금리나 환율 등이 부담이 될 수 있으나 경제상황에 따라 (관련정책을) 맞춰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최윤정 최현석 홍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