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고 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중동국가 등이 석유 거래에 미 달러화 사용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6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물 금값은 장중 2.5%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045달러까지 치솟았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해 3월의 1033.90달러였다. 애널리스트들은 미 달러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때문에 금값이 초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 달러화는 이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아랍국가들이 석유 거래에서 달러화 사용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크게 하락했다.

인디펜던트는 아랍 주요 산유국들과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이 국제 석유 거래에서 미국 달러화 사용을 중단하기 위한 비밀회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은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등과 함께 석유 거래에서 달러 대신 사용할 '통화 바스켓'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이미 러시아와 중국 일본 브라질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관리들이 비밀회동을 갖고 "더 이상 석유값을 달러로 표기하지 않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상태"라고 전했다.

달러 대신 추진되는 새 통화 바스켓에는 일본 엔과 중국 위안,유로 및 금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협력협의회(GCC) 소속 국가들이 계획하고 있는 단일 통화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러시아 루블 등도 새 통화바스켓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또 새 통화가 설정되기 전 2018년까지는 금이 결제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중동 국가들은 "달러화 사용 중단 계획이 없다"며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박성완/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