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6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지경부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전력의 발전 5개사 사장들이 유연탄 통합구매에 대한 찬반의견을 묻는 질문에 답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통합구매를 놓고 의견차를 보여온 지경부와 한국전력의 눈치를 봐야하는 사장들은 답변을 주저하다 “그 정도 소신도 없느냐”는 질타를 받고서야 속내를 드러냈다.

주승용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김쌍수 한전 사장과 4명의 발전자회사 사장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유연탄 통합구매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김쌍수 한전 사장은 “경제원리로 보면 통합구매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찬성했다.

올해 초 한전이 맥킨지에 의뢰한 용역 결과에 따르면 한전과 발전자회사가 유연탄을 통합구매하면 연 평균 연평균 3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실제로 한전 주도로 올 들어 중국산 유연탄을 통합구매해 1500억원을 절감하기도 했다.

발전사 사장들의 입장은 엇갈렸다.두번째로 호명된 장도수 남동발전 사장은 “전체적으로 통합구매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발전자회사의 독자적 경영권 행사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애매하게 답했다.이에 주 의원이 “발전사 사장이 그정도 소신도 없느냐”고 다그치자 장 사장은 “단편적으로 좋다 나쁘다 말하긴 어렵지만,개인적으로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 찬성”이라고 말했다.

중부발전과 서부발전,남부발전은 반대의사를 밝혔다.지경부 출신인 배성기 중부발전 사장은 “그간의 경험에 의하면 통합구매는 단점이 많다는게 소신”이라고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손동희 서부발전 사장도 “저는 반대”라며 “1년간의 자료만으로 절감효과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호기 남부발전 사장도 “국가가 가격을 결정하는 중국은 통합구매가 맞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개별구매가 맞다고 본다”며 통합구매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호명된 이길구 동서발전 사장은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단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끝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이에 대해 “유연탄 통합구매와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경부는 가급적 자율적으로 통합구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며 “지금은 중간단계라고 보고 (통합구매와 관련해) 앞으로 갈 것인지 뒤로 갈 것인지 빨리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