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일 올해 생산된 쌀 10만t 이상을 추가 격리하기로 한 것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쌀 수급안정 대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쌀 생산량 중 수요를 초과하는 잉여분을 추가로 시장에서 격리하겠다고 했는데, 올해 작황 조사 결과가 나옴에 따라 격리 물량의 규모를 결정한 것이다.

◇ 10만t 이상 추가 격리하기로

통계청이 내놓은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468만2천t. 정부가 예측한 465만t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올해 예상 소비량 437만t보다는 31만2천t 더 많다.

이 중 18만t은 정부가 공공비축미곡으로 사들여 시장에서 격리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나머지 13만2천t 가운데 10만t 이상을 농협중앙회를 통해 사들여 시장에서 격리하겠다는 것이다.

8월 농협중앙회가 2008년산(産) 쌀 10만t을 매입해 시장 격리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정확한 격리 규모는 내달 초 최종적인 쌀 생산량 조사 결과가 나오면 결정하기로 했다.

박현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추가 격리하는 10만여t은 정부의 공공비축량을 형식상 37만t으로 유지하면서 내용상으로는 47만t 이상으로 늘리는 효과가 있다"며 "정부가 책임지고 흡수하는 물량이 더 늘어난다고 봐달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가 자체 자금(1천700억원)으로 사들이되 조달 비용에 대한 이자나 보관료는 정부가 보전해주기로 했다.

격리한 쌀은 일부 군수(軍需)나 학교 급식 등으로 쓰되 쌀 가격이 안정되면 시장에 풀 방침이다.

정부는 비수확기의 적절한 쌀 가격을 수확기(10∼12월) 가격 대비 5∼6%쯤 오른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 실장은 "이 정도를 격리하면 연간 수요에 비춰볼 때 과잉 공급이 아니므로 농가들이 한 번에 쌀을 내다 파는 홍수 출하를 하지 않는 한 쌀값이 불안해질 염려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 쌀값 동향은

농식품부에 따르면 5일 현재 농협 등 민간 부문의 쌀 매입량은 10만6천t. 작년 같은 시기 11만5천t의 92.2% 수준이다.

작년보다 덜 사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정부는 올해 수확 시기가 예년보다 2∼3일 늦어 정상적으로 매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농가의 벼 매입가격도 확정되기 시작했다.

철원 쌀은 벼 40㎏이 6만240원, 파주 쌀은 5만2천원, 포천 쌀은 5만원 등으로 결정됐다.

작년보다는 4천∼7천원 정도 싸지만 2007년과는 비슷하거나 약간 높다.

박 실장은 "2007년에는 80㎏ 한 가마에 15만원 수준이었는데 이를 조금 상향해 가격이 결정되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가마당 15만원이면 조곡(도정하기 전의 벼) 40㎏으로는 4만7천원을 조금 상회해야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정도 수준에서 수확기 쌀값이 결정되면 이후 비수확기에는 쌀값이 오르면서 안정적으로 쌀이 유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올해 양곡연도 말(10월 말) 기준 전체 쌀 재고량은 82만t 수준이 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이 중 정부 재고는 69만t으로 적정 공공비축 규모 72만t(소비량의 17%)과 비슷하고 올해산 민간 재고도 9월 말 기준 10만t으로 10월 중 모두 팔려 재고 관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