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둔화 관측우세…반도체 업황호조가 관건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가이던스(회사측 실적 전망치)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 국내외 시장을 합한 연결기준으로 매출 36조원, 영업이익 4조1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그 이상을 웃돌았다며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으로 평가했다.

IBK투자증권 이가근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기대치가 4조원까지 올라갔는데, 이번 실적 가이던스는 시장의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켜준 것 같다"며 "특히 이번에 예상 범위 대신 중간값을 발표한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2분기 가이던스가 2조2천억~2조6천억원일 때 실제 수치는 2조5천억원으로 나온 것을 고려했을 때 4조1천억원 이상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3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환율 효과가 여전한 가운데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부문에서 이익 개선이 대폭 이뤄진 덕분으로 풀이했다.

D램 가격을 비롯한 반도체 가격이 올해 들어 연일 상승하고 있고, LCD패널 역시 가격이 오르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업황 호조를 보였다.

신영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와 LCD 부문에서 1분기 1조원 가량 적자였던 것이 이번에 두 부문 합쳐 2조원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4분기 실적은 3분기에 비해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환율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고, 연말을 맞아 마케팅 비용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관건은 최근 상승세인 반도체 가격이 어느 정도 올라갈 줄 것인가다.

즉 반도체 부문에서 영업이익 개선세가 다른 부문의 부진을 얼마나 상쇄해 줄 것인가가 4분기 실적을 결정 지을 것이란 이야기다.

현대증권 김장렬 테크팀장은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내려갈 확률은 80% 이상"이라며 "이는 환율이 내리고 TV, 휴대전화 등에서 마케팅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인데,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얼마나 좋아질 것이냐에 따라 4분기 실적의 약화 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4분기 실적에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인 신영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환율 하락과 완제품(DMC) 부문의 마케팅 비용 증가, LED-TV 등 일부 제품의 가격 하락 등으로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은 36조800억원, 영업이익은 2조5천300억원으로 3분기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키움증권 김성인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의 ASP(평균판매가격)를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4분기에 3분기보다 7% 상승하고, 낸드플래시의 경우 ASP가 3분기와 동일하더라도 제조원가가 획기적으로 절감되면서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4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대 중반까지 나올 수 있다고 추정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