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한국의 ‘삶의 질’이 세계에서 26위로 평가됐다.세계 15위인 국내총생산(GDP),10위인 교역 규모 등에 비춰볼때 삶의 질이 경제수준을 뒤따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평가 순위도 4년째 제자리 걸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5일 유엔산하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2009 인간개발지수(HDI)’에 따르면 한국을 182개국중 4년 연속 26위로 평가됐다.인간개발지수는 국민소득,교육수준,평균수명,유아사망률 등을 종합 평가한 것으로 사실상 ‘삶의 질’을 의미한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하 2007년 기준)은 79.2세로 25위를 차지했다.1위인 일본(82.7세)보다는 짧았지만 미국(26위.79.1세)보다는 길었다.여성의 사회 참여,공직자 비율 등을 감안해 평가한 남녀 평등은 109개국 중 61위였다.

한국은 외국인 이민자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마음이 닫힌’ 국가로 평가됐다.한국에는 전체 인구의 1.2%인 55만1200명이 외국인 이주민인 것으로 집계됐다.이 비율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0개 회원국(8.4%)이나 세계 평균(3.0%)에 훨씬 못미치는 수치다.카타르는 외국인 이주자 비율이 80%를 넘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한국은 해외 이주자 비율(3.1%) 역시 OECD 평균(3.9%)보다 낮았다.한국인의 해외 이주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이 50.3%로 절반을 넘었다.

한국인 해외 이주자들이 국내로 송금한 금액은 10억1280달러(1인당 23달러)로 1인당 송금액은 OECD(108달러)는 물론 세계 평균(58달러)에 비해서도 턱없이 적었다.세계적으로는 이민자들에 의해 고국으로 3700억달러가 송금됐으며 이중 절반 이상은 개발도상국가로 흘러갔다.

종합평가에선 노르웨이가 아이슬란드에 내줬던 1위자리를 되찾았다.호주가 2위를 차지했으며,국가부도 직전까지 몰렸던 아이슬란드는 3위로 밀려났다.캐나다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웨덴이 4∼7위를 차지했고 프랑스는 두 계단 상승한 8위를,스위스는 두 계단 하락한 9위였다.일본은 10위로 지난해보다 순위가 2단계 떨어졌다.미국 역시 13위로 한 계단 후퇴했다.아시아에선 싱가포르와 홍콩이 나란히 23,24위를 차지했고 지난 조사에서 81위였던 중국은 92위로 추락했다.보고서 작성책임자인 제니 크루그먼은 “많은 분야가 개선됐지만 진보가 고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