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 처한 미국 20대 은행인 CIT그룹이 일주일 내 채권단으로부터 60억달러의 금융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일 보도했다. 이는 기존 채권을 신규 발행 채권과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무산될 경우 사전조정(프리 패키지) 파산보호를 추진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다.

CIT그룹은 전날 최소 57억달러의 무보증채를 우선주 등으로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부채를 줄이지 않으면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무 구조조정에 찬성하는 6개 주요 채권 금융사들은 20억달러의 추가 구제금융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당수 채권단들이 출자전환에 난색을 보이자 채권단 전체를 대상으로 채무재조정에 관한 입장을 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채무재조정 절차가 오는 29일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CIT는 1908년 세워진 금융사로 일반 시중은행이 꺼리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영업을 해왔다. 2004년 사업 영역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확장하면서 상당한 손실을 봤다. 작년 12월 미 정부로부터 23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으나 추가적인 자금조달에 실패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어왔다. 7월에도 파산보호 신청 직전까지 갔으나 핌코 오크트리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로부터 30억달러를 수혈받아 가까스로 파산 위기를 모면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