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미국 20위권 은행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에 특화된 CIT그룹이 1일 자구계획 제출 마감을 앞두고 부채 정리방안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CIT가 채권단에게 300억달러에 달하는 부채 가운데 30~40%를 주식이나 신규 채권으로 교환하는 방안을 제의했다고 보도했다.조만간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교환해 위기를 넘기고 부채 규모도 축소한다는 계획이다.하지만 WSJ는 출자전환보다 파산을 더 선호하는 채권자들이 있는 등 채권단 내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CIT는 부채정리 방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프리패키지 파산(prepackaged bankruptcy)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프리패키지 파산은 법원에 정식으로 파산을 신청하는 대신 채권자들이 자체적으로 채무를 재조정하고 자구계획을 이행하는 것으로 한국의 ‘사전조정제도’와 유사하다.CIT가 현재 채권단 3분의 2 승인이 필요한 프리패키지 파산 동의를 얻기 위해 설득작업을 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CIT가 두 가지 방안 모두 채권단의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 파산보호신청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현재 75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CIT가 파산할 경우 리먼 브러더스, 워싱턴 뮤추얼, 월드컴, 제너럴 보터스에 이어 미국 역사상 5번째 규모의 기업 파산이 될 전망이다.

CIT는 지난 9분기 동안 총 50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지난 7월 파산 직전까지 갔으나 핌코 등 대형 투자자들에게 30억달러를 지원받아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