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CD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금리여서 CD금리 상승이 곧바로 이자부담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91일물 CD금리는 1일 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른 연 2.76%를 기록,8월4일 이후 0.35%포인트 뛰었다. 같은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4.35%에서 4.36%로 0.01%포인트 오른데 그쳤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CD금리가 미쳤다'는 말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CD금리 급등 요인으로 세 가지를 꼽고 있다. 먼저 경기회복세다. 지난 2분기 2.6%의 깜짝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시장 전체적으로 자금수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음으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0일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단기금리인 CD금리가 중장기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증권사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고객유치 마케팅에 맞서기 위해 은행들이 고금리로 CD를 대거 발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CD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CD금리 상승세가 꽤 오랜 기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CD금리가 연말까지 연 3%대 근처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대 변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및 폭이다. 91일물 CD금리는 7일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운용하는 한은의 기준금리에 비해 0.4~0.5%포인트 높게 형성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지금은 CD금리와 한은 기준금리의 격차(스프레드)가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한은이 0.25%포인트 정도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미리 반영돼 있는 셈이다.

만약 한은이 연내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고 그 폭을 0.25%포인트로 삼는다면 CD금리가 올해 안에 연 3%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내부적으로 목표로 삼고 있는 연 3.25%까지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경우 CD금리는 연 3.6~3.7%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현재 연 5% 후반~6% 초반에 머물러 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 안팎으로 오르게 된다. 현재 가계대출 533조원의 70%가량인 373조원이 CD금리에 연동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CD금리 상승으로 늘어난 이자부담이 연간 1조2000억원을 넘는다. 여기에다 중소기업대출 440조원의 CD금리 연동 대출 176조원(40% 수준)에서도 이자부담이 연간 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거시경제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의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와 중소기업이 매달 추가로 짊어져야 할 이자가 가계 4000억원,중소기업 3300억원 등 73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됐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8조7000억원이 넘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