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속도로 주유소의 휘발유 경유 가격이 시중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현기환 한나라당 의원이 29일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전국 시중 주유소 평균판매가격 현황'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150개 고속도로 주유소(서울 만남의광장 제외)의 유류 가격은 시중주유소 판매가격보다 ℓ당 평균 26원 높았다.

전북의 경우 16개 고속도로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같은 지역 시중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ℓ당 평균 37.1원 비쌌다. 같은 전북에서도 고속도로에 있다는 이유로 소비자가 더 높은 기름값을 부담하는 셈이다. 이어 경북(32.6원) 경남 (28.3) 충북 (27.9원) 순으로 시중 가격과의 차이가 컸다.

경유도 마찬가지였다. 전북 지역의 경우 고속도로 주유소의 경유 가격은 시중보다 ℓ당 43.7원이나 높았다. 경북(31.3원) 전남(30.9원) 충북 (28.3원)에서도 격차가 컸다. 지난 6월 경북에서는 고속도로 경유가 시중보다 ℓ당 62원 비싸게 판매되기도 했다.

반면 고속도로 주유소 간 유류가격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경기지역 안에서 ℓ당 14원 차이가 났고,강원(8원) 충북(6원) 경남(9원) 정도였다. 이처럼 고속도로 주유소 간 가격 차이는 지역과 정유사가 달라도 0.4~0.85%에 머물렀다.

현 의원은 "고속도로 주유소 유류가격이 지역별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가격 담합이 여전하다는 의미"라며 "2006년에도 주유소들이 평균 판매가의 일정범위 안에서 자율권장판매가격을 결정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속도로의 독점적 성격을 이용한 담합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속도로는 일반 국도에 비해 이용자의 진 · 출입이 제한되므로 독점적 성격이 강하다. 고속도로 주유소는 한국도로공사와 임대차 계약으로 5년간 독점 운영된다. 2002년 이후 이들이 재계약에서 탈락하는 경우는 2%에 불과했다. 그 사유도 운영사의 경영여건이 악화돼 반납하거나 운영서비스 평가에 탈락한 경우 등 제한적이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