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금융공기업 중 처음으로 직원 임금을 5% 삭감한다. 한국은행 등 임금 삭감을 놓고 노사 협상이 진행 중인 다른 금융공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주목된다.

금감원은 직원들의 급여를 5% 깎고 연봉제를 확대하기로 노동조합과 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기준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기본급 상여금 수당 복리후생비 포함)은 8811만원이다. 5%를 삭감할 경우 금감원 전체 인건비는 약 70억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또 전체 직원의 23%인 팀장급 이상에만 적용해 온 연봉제를 수석조사역을 포함해 전체 직원의 50% 이상으로 확대하고 성과급 차등폭도 넓히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 노사는 작업반(TF)을 구성한 뒤 세부 방안을 마련,연말이나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전체 공기업 중에서 직원 임금 삭감을 결정한 곳은 한국공항공사에 이어 금감원이 두 번째다. 김용환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금융공기업 최초로 이뤄진 급여 삭감으로 노사가 정부의 금융공기업 선진화와 금융사의 경영 효율화에 모범사례가 되겠다는 의지를 갖고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자산관리공사 등은 임금 5% 삭감안을 놓고 노조 측과 비공식 협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가 반발하고 있어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5% 반납에 노사가 합의했으나 정부의 질책으로 이를 긴급히 철회하면서 사실상 노사협의가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금융공기업이 고임금 체계를 개편하지 않으면 예산을 깎거나 기관 및 기관장에 대한 경영평가 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기준 국책은행을 포함한 20개 금융공기업의 평균 연봉은 7400만원으로 전체 297개 공공기관의 평균 연봉 5500만원보다 34.5% 높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