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호황 힘입어..올해 1-8월 운용수익 19조2천억

국민연금기금의 올해 운용수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올린 수익만도 19조원을 넘어 지난해 4천억원대의 손실을 벌충하고도 18조원 이상을 남겼다.

29일 보건복지가족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1-8월 19조2천244억원의 수익으로 지난 88년 기금 설립이래 최대 수익을 올려 2007년 기록(13조7천190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연율을 기준으로 한 운용수익률도 9.10%에 달해 저금리가 정착된 2000년 이후 최고의 수익률 기록(종전 2001년 9.01%)을 갈아치웠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운용 성적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난해 손실을 기록한 주식시장에서 적극적인 저가 매수에 나섰던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민연금은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코스피 평균지수 1천200에 국내 주식 8조원어치를 사들였다가 최근 매각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총자산은 작년말 235조4천억원에서 265조2천억원으로 12.7% 늘어났다.

운용수익을 부문별로 보면 주식이 14조1천538억원으로 채권(4조6천188억원)의 3배가 넘었다.

주식으로만 따지면 운용수익률은 채권(4.06%)의 9배 가까운 35.01%에 달한다.

주식의 기말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45조3천억원으로 작년보다 11조원이 늘었으며 채권은 209조8천억원으로 17조원이 증가했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운용수익은 세계 주요 연기금을 능가하는 우수한 성과다.

국민연금이 본격적인 주식매도에 나서기 직전인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5.25%로 최근 3년 평균 수익률(4.17%)를 뛰어넘었다.

일본의 공적연금(GPIF)의 상반기 운용 성적은 3.08%, 미국 최대 공공연기금인 캘리포니아퇴직공무원연금(CalPERS)은 -0.51%, 네덜란드 공무원연금은 4.5%,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OIB)은 1.04%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 국민연금의 총자산은 300조원에 바짝 다가설 것"이라며 "기금의 안전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부동산 등으로 투자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 7월 글로벌 사모투자사인 칼라일과 함께 970억원을 투자해 일본 도쿄의 오피스빌딩(KDX Toyosu Grandsquare)을 사들인데 이어 영국 런던의 HSBC 본사 빌딩을 8억파운드(1조5천200억원 가량)에 매입을 추진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