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에게 이번 추석연휴는 다른 때보다 썩 나은 연휴가 될 것 같지 않다. 쉬는 날도 짧고 추석 보너스도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 직장인은 30만원 안팎만 이번 연휴에 지출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업체인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직장인 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 직장인들은 이번 추석연휴 때 법정공휴일인 3일만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추석연휴 기간 휴일은 며칠이냐'는 질문에 대해 60.0%가 '3일'이라고 답했다. '4일'이라고 답한 사람은 23.9%에 그쳤다. '휴일이 없다'는 응답도 2.3%를 기록했다.

경기침체를 반영해 추석 보너스는 작년보다 같거나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과 비교할 때 '추석 보너스가 같다'는 응답이 61.2%로 가장 많았다. '줄었다'는 응답도 32.8%를 차지했다. 반면 '늘었다'는 사람은 6.0%에 불과했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한가위에 어울릴 만큼 넉넉하게 떡값을 지급하는 회사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대부분 직장인들은 가능한 한 허리띠를 졸라맬 계획이다. '추석연휴 때 지출할 예정인 돈은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30만~50만원'이라고 답한 사람이 37.7%로 가장 많았다. '3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도 32.8%에 달했다. '50만~70만원'이라는 응답자는 18.6%,'70만~100만원'이라는 사람은 7.4%에 그쳤다. 이로 미뤄 대부분 직장인들은 이번 추석연휴 때 30만원 안팎만을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분석된다.

직장인들은 부모님 선물 등으로 현금(43.7%)을 가장 선호했다. 이어서 △주류 및 식품류 25.6% △샴푸 등 생활용품 15.5% △상품권 12.2% △의류 등 기타 3.0% 순이었다. 아무래도 현금을 드려 사고 싶은 것을 사도록 하는 것이 가장 낫다는 경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추석연휴에 고향에 내려갈 계획이 있는 사람은 44.9%로 절반에 못 미쳤다.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이유로는 '고향이 서울이어서'라는 응답(36.6%)과 함께 '연휴가 짧아서'라는 응답(32.4%)이 가장 많았다. '신종 플루 때문에 귀향을 포기했다'는 응답(1.8%)도 나왔다. 고향에 가지 않는 사람 중 53.5%는 TV 영화 책 인터넷 등으로 소일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산이나 낚시 등 야외 취미활동을 하겠다는 사람도 20.4%였다. 국내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4.9%로 예상보다 적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