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수요 부족으로 완공 직전에 공사가 중단된 울진공항이 비행교육훈련원으로 바뀐다. 울진공항은 특히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의 사업용비행기 조종사 자격증 획득에 필요한 최소 훈련비행 200시간을 맞출 계획이다. 이렇게되면 해외훈련 없이 국내 자체적으로 조종사를 양성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경북도는 28일 국토해양부가 추진 중인 비행교육훈련원을 울진공항에 유치키로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울진 비행교육훈련원은 기존 공항시설(공정률 98%)을 활용해 내년 상반기 완공하고 7월 문을 열 예정이다. 교관 등 70여 명의 인력과 훈련용 항공기 32대로 연간 200여 명의 조종사를 양성하게 된다.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는 공항 완공에 50억원을, 교육비 지원에 연간 20억원을 각각 지원한다. 울진군도 기숙사 및 강의시설 확보에 70여 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비행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한국항공대와 한서대, 대한항공의 제주도 정석비행훈련원 등 3곳이다. 이 중 항공대와 한서대에서는 40시간 비행훈련으로 자가용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자격을 딸 수 있다. 제주도 정석비행훈련원은 해외에서 비행조종자격을 받은 인력이나 군 전역자를 대상으로 특정 기종 조종자격증 취득을 위한 전환훈련만 하고 있다. 200시간 훈련비행이 요구되는 사업용비행기 조종사 자격을 따려면 미국이나 호주 등 해외로 나가야 하며, 훈련경비만도 1인당 1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현재 연간 100~150명이 해외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틈새시장을 겨냥, 울진공항에서는 신체검사를 통과한 영어 능통자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200시간 훈련비행을 계획하고 있다. 사업용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따는 훈련원이 국내 처음으로 울진공항에 탄생하는 셈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최근 울진 비행장을 찾은 미국 항공훈련국(IFAA)은 300명 동시교육이 가능하며 미국 비행라이선스도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린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의 만성적인 조종사 양성 및 수급 부족 현상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