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시장이 엔화 가치 급등과 이에따른 증시 하락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전 한때 1달러당 88.23엔으로 급락해 심리적 지지선인 90엔을 깨고 내려섰다.

이는 8개월래 최저치다.

엔화의 초강세는 바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쳐 오전 10시 33분 현재 지난 주말에 비해 247.28포인트 추락한 10,018.70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전자주와 자동차 등 수출주들은 실적악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큰 폭 떨어졌다.

엔 가치 급등은 예고된 것이었다.

지난주 주요 20개국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재무상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엔화의 약세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후지이 재무상은 이날 오전에도 "인위적인 환율 안정책은 비정상적이다.

(현재의 환율 흐름에) 이상이 없다"고 말해 엔화 강세 용인 방침을 거듭 시사했다.

엔화 강세는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일본 기업의 수출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약화로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를 용인하고 있는 것은 내수 부양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엔화의 구매력을 높임으로써 물가를 낮게 이끌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생활 안정과 내수 확대를 유도해 생산과 소비, 고용을 늘려가는 '내수주도형' 경제를 만들자는 것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부의 구상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성장 위주, 수출 위주의 경제는 더이상 고용확대와 경기부양에 도움이 안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자녀 수당 등 복지확대를 통해 내수를 확대하는 쪽으로 경제운용 기조를 바꾼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