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0대 상장사 분석…전기전자, 철강 등 호조
전문가들 "빠른 글로벌 경기회복+엔고 때문"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음 달 발표되는 3분기 실적은 1, 2분기의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면서 증시에 우호적인 이슈로 작용할 전망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21.28%, 49.5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3분기 실적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전자, 철강금속, 전기가스, 항공 등 업종은 주도업종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이 한껏 부풀어오른 시장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3분기를 최고점으로 내년 1분기까지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는 전망은 실적 장세를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 시총 상위 100개사 영업익 작년동기比 21.28%↑, 전분기比 49.50%↑
27일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금융사 제외)의 3분기 영업이익은 15조4천413억원으로 작년 동기 12조7천315억원보다 21.2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분석 대상은 3개 이상 증권사가 전망치를 발표하고 실적 비교가 가능한 상장사들이다.

3분기 실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악화했던 작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작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위기가 마무리되고 실적이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첫 분기인 셈이다.

또 전분기인 2분기 10조3천289억원보다는 49.50% 급증하며 2분기의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10개사는 3분기 영업이익이 7조9천558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26.43%, 45.3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사실 3분기 실적을 두고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상반기 실적 개선세에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하락이 한몫을 했기에 최근의 환율 하락과 유가상승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채산성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엔화가치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일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약화 등 요인들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3분기에도 1, 2분기의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 전기전자, 철강금속, 전기가스 등 실적 모멘텀 두드러져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철강금속, 전기가스 등이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주도주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은 IT업황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본사 기준으로 2조3천621억원으로 전분기 1조636억원의 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는 2분기 2천212억원 적자에서 3분기에는 2천22억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포스코는 출하량 증가, 국제 철강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486.84% 급증한 9천786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동국제강은 3분기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종도 경기침체와 환율 폭등,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부진했던 국제선 여객수요가 뚜렷하게 회복되면서 2분기 적자에서 모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자동차, 섬유·의복, 건자재, 카드 업종 등은 3분기 실적 모멘텀이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천868억원으로 전분기 6천573억원보다 41.15%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모비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18.95% 감소하고 기아차 역시 영업이익이 반토막날 것으로 예상됐다.

◇ 전문가들 "3분기 실적 장세는 글쎄…"
이처럼 절대적인 3분기 실적 수치는 양호하지만, 3분기에도 2분기와 같은 실적 장세가 전개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2분기에는 삼성전자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을 예고하면서 박스권을 맴돌던 주가지수가 상승하기 시작했고, 환율도 높아 향후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치와 신뢰도가 높은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이익 증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실제로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3분기를 고점으로 4분기 들어서는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이달 들어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 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과 IT 및 자동차의 실적 개선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지수가 불과 한 달 사이에 1,500선에서 1,700선까지 급등한 것도 부담스럽다.

대신증권 양해정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4분기 모멘텀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환율의 영향으로 국내 기업의 이익이 증가했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현재의 환율 수준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3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외국인 매수세 약화 등 수급상황과 경기흐름 등을 감안할 때 연간 상승률 50%를 넘어선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