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민주노총과의 관계 재정립 등 변화 불가피…22년 파업 점철된 현대차,노사협력 분위기 오나 ‘주목’>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이 투쟁보다 중도·실리를 앞세운 집행부 수장을 선출했다.중도·실리 후보가 당선되기는 1994년 이후 15년만이다.

현대차노조는 1차 선거에서 1,2위를 차지한 중도·실리 노선의 기호 1번 이경훈(49) 후보와 강성 성향의 기호 3번 권오일(43) 후보가 치른 결선투표에서 이 후보가 전체 투표자 4만288명(투표권자 4만4869명,투표율 89.8%) 중 2만1177표(득표율 52.56%)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3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고 25일 밝혔다.권 후보는 1만8929표(46.98%)를 얻어 이 후보와 2248표의 표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는 중도 실리 노선을 추구하는 현장노동조직인 전진하는 현장노동자회(전현노)에서 출마했다.중도·실리 후보 당선은 1994년 이영복 전 노조위원장 당선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이 후보는 1997년 7대 노조위원장 선거에 처음 출마,1차에서 탈락하는 등 내리 6번이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이 중 4번의 1차 선거에서는 1위로 2차 결선까지 갔지만 막판에 결집하는 강성 현장노동조직에 밀려 역전패 당했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금속노조를 바꾸지 못하면 현대차노조도 무너진다’며 선거운동 초반부터 반 금속노조 분위기를 주도하는 등 강성 후보 측과 차별화하면서 투쟁지향적 노동운동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던 조합원을 집중 공략한 점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1차 선거에서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이 후보를 포함한 중도실리 후보가 2명이나 출마해 변화가 예고된 데다 이들 후보가 실제 57% 이상의 득표율을 보여 결선에서도 우위가 점쳐졌다.

이 후보 당선으로 그동안 투쟁지향적이었던 민주노총,금속노조와 산하 핵심사업장인 현대차 노조의 관계도 재정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또 현대차 노사관계도 투쟁보다는 실리와 합리를 중심으로 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그러나 10대 선거공약으로 올해 임단협 연내 타결,주간2교대제 완전타결,상여금 800%(현 750%) 인상,평생고용안정 보장선언,정년 연장(현재 59세) 등을 내걸어 향후 노사협상 과정에서 갈등도 예상된다.

하인식 기자 h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