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탁 한국씨티은행 개인금융상품본부장은 '투자의 정석은 분산투자'라는 말을 신봉한다.

그는 "최근 성공한 투자자들은 주식형 펀드,채권형 펀드,원자재 펀드,사모펀드 등에 돈을 분산 투자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며 "예전처럼 수익률이 50~60% 정도 되는 상품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적정 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수익을 낼 확률이 높은 상품을 찾는 게 바람직한 투자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객들이 높은 수익률이 나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상품을 찾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은행 쪽 상품에 많은 돈이 몰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펀드 환매 규모가 올해 들어 9월 중순까지 6조원을 넘어섰다"며 "그 중 5조원이 은행 쪽 상품으로 몰렸고 1조원가량은 채권시장에 흘러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 상품의 경우 수익률이 정기예금의 3~4배 정도면 상당히 좋은 상품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투자 자금의 30% 정도는 언제라도 유동화시킬 수 있는 곳에 넣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느 한 곳에 돈을 몰아넣어 투자할 경우 정작 좋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현금이 없어 투자를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주가 상승기에 수익을 올리고 싶은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지수 연동 상품을 이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며 "자신이 혼자 판단하기 보다는 거래하는 은행에 투자와 관련된 조언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은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1700을 넘어서고 원 · 달러 환율도 1100원대로 떨어지는 등 투자 환경이 좋아지고 있지만 단기간에 가파르게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주가가 눈에 띄는 조정 없이 70% 정도 수직 상승했다"며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이러한 장 뒤에는 한 차례 정도 조정을 받는 시기가 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급격하게 주가가 하락하는 일은 벌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이 약간의 조정 기간을 거칠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내년 말이면 기준금리가 연 3.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당초 기준금리 인상시기가 내년 1분기가 될 것으로 봤는데 최근 한국은행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를 종합해 보면 이르면 올해 4분기에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고금리 은행 통장이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여유 자금을 넣어두고 기회를 살필 시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금리는 현재 수준보다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본부장은 "현재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4.5% 수준"이라며 "내년 말에도 연 5%대 초반에 머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시중 금리의 상승과 하강이 빠른 속도로 진행됐으나 앞으로 그런 일이 벌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그가 맡고 있는 개인금융상품본부는 주가,금리,환율 등의 변화를 감안해 상품을 개발하는 부서로 최근 재테크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해야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곳이다. 2년 이상 장기 예금에 연 5%이상 금리를 주는 상품을 최근에 개발한 것도 최근의 시장 전망에 따른 조치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신 상품을 만들 예정"이라며 "정기예금,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매달 한 개씩 시리즈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글=이태훈/사진=강은구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