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상사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사실상 현대중공업 컴소시엄이 단독 응찰했다.

현대상사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25일 현대상사 매각을 위한 본입찰 제안서를 받은 결과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STX 컨소시엄 2곳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STX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입찰에 참여하면 최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건부로 입찰서를 낸 만큼 사실상 현대중공업의 단독 입찰이 됐다.

STX 관계자는 "당초 제안서에 이번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현대가 일원의 기업이 참여할 경우 자동으로 STX입찰은 철회하겠다는 전제 조건을 제안서에 삽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가가 참여할 경우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한국의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 한 업체를 놓고 경쟁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이날 입찰제안서를 열어보지 않은 상황에서 응찰 업체를 2곳으로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지난 5월에도 현대종합상사 M&A 본입찰을 실시했으나 당시 단독 응찰한 현대중공업과 가격 조정에 실패해 유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지난 15일 운영위원회에서 제한경쟁 입찰방식으로 현대상사를 매각하기로 하고 입찰제안서를 발송한 바 있다.

채권단은 다음 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본계약은 11월중 완료할 계획이다.

현대종합상사 매각 제한 지분은 총 주식수의 50%+1주이며 지난 23일 주가(1만6천500원선)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매각 가격은 약 1천840억 원이다.

금융권은 지난 5월 매각 유찰 때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가격이 2천억 원이 조금 넘은 만큼 약 2천500억원 안팎에서 매각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종합상사는 실적이 계속 개선 추세에 있고 자원개발 사업 분야의 배당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예멘 등 LNG 광구 투자에 따른 추가 배당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충분히 반영한 적정 입찰가격에 도달할 경우에 매각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