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새로 산 차 이름이 뭐니?"
"응, 포르테 하이브리드 엘피아이(LPi)야."
"뭐라고?"


새로 출시되는 자동차들의 이름이 갈수록 길고 복잡해지고 있다.

렉서스는 지난 25일 국내 자동차시장에 스포츠세단 '뉴 IS250'의 외관을 개선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뉴 IS250 F-스포트(Sport)'를 출시했다. 우리말로 읽을 경우 무려 13글자나 된다.

지난 23일 국내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하이브리드 세단은 '뉴 S 400 하이브리드 L'라는 긴 이름을 갖고 있다. 한글로 풀어 쓰면 11글자가 된다.

국산자동차들도 만만치 않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 7월 출시한 하이브리드차는 한 술 더 뜬다. 액화연료가스(LPG)와 전기모터를 동력으로 삼는 현대차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기아차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는 글자 수를 세어보면 12개나 된다.

GM대우가 다음달 판매를 시작하는 1800cc급 준중형차 '라세티 프리미어 ID(아이디)'도 총 10글자다. 르노삼성은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M5'의 상품성을 개선하며 '페어웨이’라는 별칭을 덧붙였다.

이처럼 신차들의 이름이 갈수록 길어지는 이유는 기존 차량에 각종 신기술을 적용하거나 부분변경으로 상품성을 높인 업그레이드 모델들이 연달아 출시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존 차량의 동력계통에 전지와 전기모터를 덧붙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차량들이 연달아 출시되며 이 같은 현상을 자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기존에 출시된 차량을 기반으로 개발하다보니 기존 모델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도요타의 대표적인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닛산의 전기차 '리프',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 등은 쉽고 단순한 이름을 갖고 있다.

이들 차량은 개발 초기단계부터 친환경차로 제작된 고유모델이기 때문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을 보면 기본 모델의 이름은 단순하고 기억하기 쉽게 정하는 반면, 각종 신기술이 추가되는 과정에서 차별화를 위해 부수적인 설명을 붙이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기본모델이 개선되며 길어진 이름들로 인해 소비자들은 우선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것 같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는 것. 김 교수는 "업체의 전략적인 선택으로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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