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달인이자 억만장자인 워런 버핏이 2007년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의 한 호텔을 방문했다.

누군가 객실 방문을 두드리기에 문을 였었더니 재봉사 2명이었다.

이들 재봉사는 버핏의 다리와 허리 등의 치수를 8분 만에 재고는 떠났고 이어 3주 후 버핏은 미국 자신의 집에서 몸에 꼭 맞는 맞춤 양복을 전달받았다.

이때부터 버핏은 다롄시 소재 의류업체인 '다양'(大楊)사와 그 창립자 리 구이롄과 관계를 맺게 됐다고 CNN 머니 인터넷판은 23일 전했다.

그가 지금까지 다양에서 구입한 맞춤옷은 양복 9벌과 턱시도 한 벌. 이들 옷은 모두 이탈리아산 양모로 된 것이다.

그는 또 양복 2벌에다 운동용 코트와 평상복 바지를 주문해놓은 상태다.

그는 다양 옷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지난 5월에는 자신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회의에 리 여사를 초청, 다양 제품 판촉 동영상까지 제작했다.

동영상이 다양사 홈페이지에 올려진 지난 8월25일 이후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다양 주식은 지금까지 75% 치솟았다.

다양의 맞춤옷 가격은 재질에 따라 700-5천달러지만 버핏은 "특별 고객"으로 대접받아 한번도 청구서를 받지 않았다.

물론 버핏이 청구서를 보내달라고 한번 요청한 적은 있었다.

버핏은 다양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버핏은 "이전엔 옷장에 최고급 남성용 의류를 생산하는 이탈리아의 에르메네길도 제그나 옷으로 가득 찼었다"며 "현재는 이들 옷을 모두 처분한 상태"라고 말했다.

리 여사가 회사를 차린 과정도 흥미롭다.

어린 나이에 가난 탓에 학업을 중단해 영어도 못하는 리 여사는 1979년 가족 생계에 도움을 보태려고 재봉틀 하나로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회사를 만들려고 마을 주부들을 채용한 뒤 식탁보와 앞치마, 간단한 옷을 만들었다.

재봉틀 살 돈이 없어 주부 직원들에게 자신의 집에 있는 재봉틀을 가져오라고도 했다.

그러다 행운이 찾아왔다.

1981년 미국의 한 의류업체 바이어가 구이 여사 고향 부근의 한 국영업체를 방문, 코르덴 코트 1만6천벌의 주문을 했다가 명절인 춘제 때문에 바빠서 주문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된다.

이에 리 여사는 급히 샘플을 만들어 미국행 비행기를 타려던 바이어를 찾아가 주문을 받게된다.

그후 한달 동안 다양사 직원들은 쉬지않고 작업, 제때 물건을 넘기게 됐다.

나중에 다양의 창립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듣고 감동을 받았다는 버핏은 다양의 옷을 좋아하게 된 이유에 대해 "다양의 옷은 매일 입어도 세탁소에서 금세 나온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다양의 맞춤옷 '왕팬'은 버핏뿐만 아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버핏의 오른팔 격인 찰리 먼거 등 버크셔 해서웨이 간부직원들도 마찬가지라고 CNN 머니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