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회복되어도 고용사정은 개선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은행 금융결제연구원의 김웅 과장은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우리나라의 이력현상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고용률이 경제충격 이전의 절반 정도로 회복하는데만 평균 6분기(1년6개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력현상(hysteresis)은 충격 후에 고용이 원래대로 되돌아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비스산업(5분기)보다는 제조업(10분기) ▲임시.일용직(1∼3분기)보다는 상용직(9분기) ▲20∼30대(3∼4분기) 보다는 40∼50대 근로자(7∼8분기)에서 고용회복이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유럽의 경우, 경제충격이 오면 고용수준이 떨어진 뒤 영원히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한국도 작년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으로 고용사정이 원래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위기를 겪은 기업들이 업무 자동화를 추진하고 생산설비를 개발도상국 등으로 이전하는 등 인력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쪽으로 시스템을 전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다만, 서비스업은 대체로 시스템 변경이 없으니 고용회복이 빠르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력현상이 뚜렷한 제조업, 상근직, 40∼50대의 고용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고와 실직에 따른 사회갈등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효율적인 인력 재배치와 사회안전망의 강화에도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