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채권 및 정부 채권 매입 일정을 연기하면서 규모를 확대하지 않은 데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유동성 확대 정책의 종료가 가시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24일 풀이했다.

대우증권 고유선 연구위원은 "국채 매입이 조만간 끝나고 금융기관에 대한 직접적 유동성 지원이 축소되는 상황이어서 전체적인 유동성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SK증권 송재혁 연구원은 "FOMC는 지난번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양적 완화 기조를 확대하지 않고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면서 양적 완화정책 종료가 보다 구체화됐다"고 평했다.

또 미 기준금리가 기존의 0∼0.25%로 동결됐고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문구가 FOMC 발표문에 여전히 포함됐기 때문에 본격적 과잉 유동성 회수, 즉 '출구전략'의 시행이 임박했다고 불 수는 없겠지만 출구전략의 향후 전개 양상이 살짝 내비쳐졌다는 풀이도 있었다.

조성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표문이 "본격적 금리 인상은 아니더라도 이례적인 양적 완화정책을 점차 종결시키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광의의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임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고유선 연구위원도 "금리 인상이라는 전면적인 출구전략 시행은 아니지만 미시적 유동성 흡수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FOMC 회의에 따라 미국에서 조기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차단됐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 수준의 기준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약속'이 유지됐다"며 "미국에서 금리 인상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실제화될 것으로 판단되고 그에 따라 한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한하는 의미도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가 국채 매입 일정에는 변화를 주지 않음으로써 개선되는 경기에 맞춰 출구 전략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모기지 채권 매입 일정에는 여유를 남김으로써 출구전략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더라도 그 속도나 강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을 나타냈다"고 해석했다.

그는 또 "국내 채권시장에서 이번 FOMC 발표문이 9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크게 불거진 금리 인상 시점 논쟁과 그에 따른 투자심리 불안 해소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