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는 2012년 한국 내 100개 점포(현재 41개)에서 4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1위 캐주얼 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또한 유니클로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시장에서 넘버원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사장은 23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20년 '세계 1위 의류 제조 · 소매그룹'으로 만들겠다는 목표와 함께 '유니클로'의 글로벌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유니클로''띠어리''꼼뜨와데꼬또니에'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며,야나이 사장은 일본 최고 부자로 올라 있다.

야나이 사장은 "2020년 총 매출 5조엔,경상이익 1조엔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한국을 비롯해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아시아 지역에 유니클로의 사업확대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롯데쇼핑과 합작해 2005년 3개 점포를 낸 이후 매년 60%의 고성장을 기록하며,이번 회계연도(2008년 9월~2009년 8월)에 1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첫 한국인 모델로 패셔니스타 김민희를 기용해 TV,옥외광고를 진행하고 있고 현대백화점,GS마트,이마트 등으로 유통망을 다변화해 매장을 매년 25개씩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롯데닷컴과 연계해 지난 4일 오픈한 유니클로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에선 사흘간 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2012년 400억원의 매출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야나이 사장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2800만장을 판 히트텍을 올해 두 배 이상 팔 것"이라며 "한국에서 지난해 18만장 판매한 히트텍을 올해는 100만장을 팔아 단품 밀리언셀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롯데쇼핑과의 파트너십에 대해 "한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파트너가 필요했고,롯데는 관리 · 출점 등을,패스트리테일링은 상품부문을 맡아 동등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유니클로 이외의 사업도 롯데와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유니클로는 다음 달 2일부터 세계적인 디자이너 질 샌더와 협업으로 제작한 '제이플러스' 컬렉션을 선보이며 국내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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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의 성공비결] 그들의 사무실엔 4가지가 없다

일본 도쿄시내 구단시타 네거리에 있는 15층짜리 유니클로 본사.
7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이곳 사무실엔 네 가지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① 직원들 개인 책상

사무실엔 4~5명이 함께 둘러 앉을 수 있는 라운드 테이블이 여기저기 놓여져 있을 뿐이다. 직원들은 아침에 출근하면 사무실 입구에 있는 사물함에서 자기 사무용품을 챙겨 들고 빈 자리를 찾아 앉는다. 전화는 유선전화 대신 자신의 고유번호가 있는 사내용 PCS휴대폰을 이용한다.

외출하거나 퇴근할 때는 다시 개인용품을 챙겨 사물함에 넣어 두고 나간다. 회의가 필요한 경우 참석자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서 각자 일하다가 수시로 구수회의를 하기도 한다. 프로젝트성 일이 많은 만큼 유연하고,빠르게 일처리를 하도록 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② 회의실 의자

회의를 모두 서서 하라는 얘기다. 서서 회의를 하다보면 앉아서 할 때보다 빨리 끝난다. 오래 서 있으면 피곤하니까. 대부분 회의는 10분 내에 끝나는 게 보통이다. 핵심만 빨리 짚고,각자 할 얘기만 하고 끝낸다. 회의실에서 의자를 치운 것도 쓸데없이 회의를 길게 하지 말라는 의미다.

③ 업무 중 대화

이 회사 사무실에선 회의나 전화통화 외에 옆자리 동료와 얘기를 주고 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무실 한켠에 독서실처럼 칸막이 책상이 놓여있는 '집중업무실'에선 특히 그렇다. 이곳에 들어가 일할 때는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 게 규칙이다. 휴대폰도 끄고 들어가야 한다. 사무실에선 업무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④ 오후 7시 이후 조명

유니클로 사무실의 조명은 오후 7시 정각이 되면 자동으로 꺼진다. 모든 직원은 그 이전에 반드시 퇴근해야 한다. 시간을 넘겼다가는 어둠 속에서 사물을 챙겨 엉금엉금 기어 나와야 한다. 오후 7시에 사무실 조명을 끄는 것은 절대 야근을 하지 말라는 조치다. 낮에 열심히 해서 업무를 빨리 끝내고 퇴근도 빨리 하라는 뜻이다. 성공한 기업은 사무실부터 달랐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