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800억 세금 문제 남아

산업은행 민영화로 새롭게 탄생하는 '산은(産銀)지주'와 정책금융공사(KoFC)가 내달 중순 이후 공식 출범한다.

23일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주주총회를 열어 산은지주와 정책금융공사로의 자산 분할과 관련 정관 등을 확정한다.

이로써 산은지주와 금융공사는 자산분할을 위한 법적 절차를 마치고 내달 중순 이후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정감사 일정과 맞물려 있어 공식 설립일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나 국감을 마치고 내달 중순에서 내달 말쯤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공사 사장은 내달 초쯤 선임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지주의 초대 회장은 민유성 현 산업은행장이 겸임하고 초대 금융공사 사장에는 유재한 한나라당 정책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민영화되는 산은금융그룹인 산은지주는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인프라자산운용 등 5개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지주사 출범으로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은 기존의 종속관계에서 벗어나 지주사내 동일 자회사로 편입돼 투자금융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은지주는 장기적으로 수신기반이 탄탄한 타 은행 인수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지주사는 회장과 수석전무 등 등기이사 2명과 민간 금융권 출신 사외이사 3명 등 5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집행임원을 두기로 했다.

지주사 임원이 대우증권과 산은캐피탈 등 자회사 사외이사도 겸직할 수 있다.

정책금융업무를 맡게 되는 한국정책금융공사(KoFC)도 회사 분할 후 설립 절차를 마무리짓고 공식 업무를 개시한다.

공사는 앞으로 중소기업 육성, 사회기반시설 확충 및 지역개발, 금융시장 안정, 신성장동력 산업을 위한 자금공급 등의 업무를 맡는다.

이미 공사로 발령난 90여명의 직원들은 공사 사무실이 마련된 산은캐피탈로 출근하고 있다.

다만 산업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 지분을 산은지주와 공사로 넘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1천억원의 증권거래세 등 총 1천800억원의 세금 문제가 미결 과제로 남아 있다.

이를 면제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으나 내달 중에 통과할지는 미지수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달 중에 개정안이 통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만약 출범 전까지 법이 통과하지 않아 먼저 세금을 내더라도 법 통과된 이후 소급 적용하는 등의 방안으로 세금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김호준 기자 indigo@yna.co.kr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