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주력사인 ㈜효성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단독 참여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주식관리협의회 주관 기관인 외환은행은 22일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국내기업 한 곳만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업은 효성으로 확인됐다.

주식관리협의회는 인수의향서를 낸 효성에 예비 입찰 자격을 줘 다음 달 중 제안서를 받은 뒤 본 입찰과 실사 등을 거쳐 11월 말까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인수 의향을 나타낸 곳이 한 곳에 불과한 데다 관행인 비밀유지가 지켜지지 않고 공개된 것은 효성이 사실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음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이 효성 한 곳인 만큼 효성과 협의해 절차를 신축적으로 조정할 것"이라며 "매각 절차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효성은 중공업과 섬유를 주력으로 하는 그룹으로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영향받고 있다"며 "반도체 역시 경기 민감 업종이지만 중공업 · 섬유와는 사이클이 달라 사업 다변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매각 대상 주식은 하이닉스 총 발행 주식의 28.07%에 해당하는 1억6548만주 정도이며 매각 금액은 22일 종가 기준(2만2050원)으로 3조6500억원가량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실제 매각 금액은 4조원을 훨씬 넘을 전망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기업집단 가운데 지난해 자산 총액이 5조원 이상인 29개 기업과 △2007년과 2008년 모두 상호출자 제한을 받은 기업집단 가운데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14개 기업 등 모두 43개 기업에 매각 안내문을 발송했다.

당초 국내 기업 가운데 4~5곳이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수 가능 기업으로 물망에 올랐던 삼성전자와 LG 포스코 한화 등 대기업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주식관리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관심을 표명한 기업들이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