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반덤핑 조사와 펩시콜라의 '돌(Dole) 주스'에 대한 통관거부 등 잇단 강수로 미국에 역공을 취하고 있다.

중국질검총국은 152개 수입상품이 안전규정을 위반,통관보류 등의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돌 오렌지주스는 효모 성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37t이 반송됐으며 미국 미드존슨 분유 300㎏은 단백질 함량이 부족해 통관이 거부됐다. 중국은 지난해 '멜라민 파동'으로 어린이 6명이 사망하면서 유아용 가루분유에 대한 안전검사를 대폭 강화했다. 미 업체인 타이슨푸드와 제너럴밀스 등이 공급한 과자도 금지된 약품이 함유됐다는 이유로 수입이 금지됐다. 또 미국과 덴마크산 냉동닭도 안전기준 미달로 통관이 보류됐다. 152개 상품 중 39개가 미국산 제품이다.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강화된 식품안전기준에 따라 시행된 것일 뿐이라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간의 타이어 분쟁이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정부는 최근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최대 35%의 보복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한 바 있다. 또 US스틸은 중국산 강관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와 냉동닭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또 코카콜라 상하이 자회사 직원 2명을 뇌물수수죄로 구속하고 10여명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광고와 구매업무를 담당하면서 뇌물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의 이 같은 전방위적인 역공은 미국 측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용인할 경우 또 다른 분야에서 중국 측이 공격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