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의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8일 국가통계청(ON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의 재정 적자는 161억 파운드로 지난해 8월의 99억 파운드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에따라 2009-2010 회계연도 5개월 동안 재정 적자는 653억 파운드로 집계됐다.

영국 정부의 총 재정 적자는 현재 8천48억 파운드로 국내총생산(GDP)의 57.5% 수준이다.

지난해 재정적자는 1천720억 파운드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1천400억 파운드는 금융기관 구제금융 자금으로 투입됐다.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은 올해 재정 적자가 1천750억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재정적자 규모가 이 보다 500억 파운드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로 기업과 개인이 내는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고 있는 반면 실업수당 등 정부 재정이 투입돼야 할 곳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경기부양을 위해 일시적으로 부가가치세율을 내리는 바람에 부가가치 세수도 16.2%나 감소했다.

반면 실업수당은 8월에 9억 파운드가 추가로 투입되는 등 사회보험 지출 비용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들어 5~7월 실업자 수는 14년 만에 가장 많은 247만명에 달했다.

보수 야당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지금이라도 공공부문 지출을 축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집권노동당은 내년도 총선을 앞두고 핵심 지지 세력인 노동계의 눈치를 보느라 긴축 정책을 준비 중이나 과감히 추진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