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있는' 명품 가방과 구두가 여성들의 패션을 완성해주는 아이템이라면 남성들에겐 손목 위의 '시계'가 그렇다. 시계 전문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디자인을 강조한 패션시계보다 독자적인 기술력과 전문성을 내세운 시계들이 더 각광받고 있다. 이에 따라 트렌드세터들이 모여드는 서울 압구정동 일대에서 패션시계 편집매장 '갤러리어클락'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전문 브랜드로 구성한 편집숍 '오롤로지움'으로 재단장해 시계 마니아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특히 '시계의 전당'을 표방하는 오롤로지움은 마니아들의 귀를 솔깃하게 할 만한 스위스 메이드 신규 브랜드 세 가지(볼,포티스,글램락)를 선보였다.

우선 '볼(Ball)'은 1847년 미국 철도의 역사와 함께 탄생한 브랜드다. 미국에선 시차가 있는데 시계들 간의 오차로 잦은 열차사고가 일어났다. 미국 정부는 가장 정확한 시간계측 시스템을 보유한 웹스터 C 볼을 고용,1891년 7월19일 클리브랜드 지역 철도를 기준으로 17만5000마일(미국 전역의 75%에 해당)에 이르는 시간을 하나로 통일했다. 그 이후 가장 정확한 기차 시간은 'Ball 타임'으로 불리며 높은 신뢰를 얻었다. 가격은 200만~400만원.

라틴어로 '강인함'을 의미하는 '포티스(Fortis)'는 1912년 스위스 그레센에서 탄생했다. 1926년 존 하우드라는 시계 제조업자와 함께 세계 최초의 기계식 자동 손목시계를 제작해 유명해졌고,1990년대 국제 우주정거장의 공식시계로 채택돼 우주에서도 사용 가능한 시계로 인정받았다. 1998년 세계 최초로 '자동 크로노그래프 기계식 알람시계'를 출시,정밀함과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전문 시계로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50만~200만원.

2005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론칭한 '글램락(Glamrock)'은 역사가 매우 짧다. 하지만 과감한 디자인과 최고급기술을 접목시킨 신개념 럭셔리 시계로 단기간에 마니아들을 사로잡았다. 정밀하기로 소문난 스위스 무브먼트를 장착했고,프랑스에서 수공으로 제작한 악어 · 도마뱀 · 뱀가죽 등 가죽 고유의 멋을 살린 스트랩과 케이스가 눈길을 끈다. 150만~1000만원.

안상미 기자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