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단계 절대 아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우리 경제상황과 관련, "회복상태에서 그대로 유지되는 '루트 기호'나 '나이키 문양'과 비슷한 모양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해서는 "절대로 올릴 시기가 아니다"라고 확고하게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전대미문의 위기라고 걱정했지만 최근에는 전세계 경제가 나름대로 바닥을 치고 회복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본다"면서 "재정지출과 관련한 국제공조 탓"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내년에는 회복이 일정 수준 된 이후 U, V자로 가기엔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회복 상태에서 그냥 쭉 가는 정도로, `나이키 문양'(반쯤 기울어진 L자) 비슷하거나 '루트' 기호처럼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장관은 금리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 그런 단계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은행과 견해가 다르냐는 질문에 대해 "적극적 재정정책에서 거시정책은 재정지출 확대, 감세정책 그리고 금융완화가 포괄된 얘기"라면서 "금리인상에 관해서는 정부로서는 아직 그런 단계가 절대 아니라는 게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다만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한은 총재의 입장이 있을 수 있으며 정부는 이런 각각 분할된 권한을 존중한다. 전체적으로 경제를 운용하는데 있어 중앙은행과 정부와 긴밀한 상호 소통이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지난 런던 재무장관 회담에서 출구전략 준비는 철저히 하지만 실행은 아직 이르다는데 거의 모두 공감했다"면서 "이번 피츠버그 회담에서도 그런 인식은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환율이 1,100원대로 내려가도 정부가 시장원리에 맡길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흐름에서 이탈하면 어느 나라든지 정부가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해갔다.

그는 최근의 원화 강세 기조는 "주식시장에 많은 외환유동성이 공급되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어느 수준의 환율이 적정한지는 시장이 판단하는 것으로, 시장 기능을 존중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위기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확산되는 것과 관련, 시장감독 기능은 높여야 하지만 전반적인 규제강화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 장관은 신종플루의 영향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대응약이 이미 많이 보급되고 있고 한국의 경우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감염자에 비해 사망자가 최소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고 세계적으로 신종플루는 한고비 넘기고 있어 세계경제나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일,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서는 "만기 시점에 당사국과 협의는 필요하지만 스와프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SCI지수 편입과 관련 윤 장관은 "밖으로 공개할 수 없는 사정이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편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년에 주요20개국(G20) 회담을 한국에서 열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럴 가능성도 많다"면서 "다만 각국 정상의 시간 때문에 1년에 한 번 할지, 몇 번 할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의 새 정권 출범 이후 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일본은 전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통해 오늘날 부흥했기에 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기대하고 있다"면서 "새 정권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상호 적극적 공조 하에 같이 경제를 발전시킬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심재훈 기자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