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민영화의 결과물로 탄생하는 '산은(産銀)지주'가 내달 중순 공식 출범을 위한 준비작업을 끝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어 산은지주와 정책금융공사로 이관되는 자산을 분할하는 법적절차를 밟을 계획"이라며 "산은지주의 공식 출범은 내달 15일께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한국정책금융공사(KoFC)와 산은지주로 분할되며,공식명칭을 산은금융그룹으로 하는 산은지주는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산은캐피탈,산은자산운용,인프라자산운용 등 5개 금융사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산은지주의 지배구조는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는 원톱 체제로 가며,회장은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겸임하는 것으로 확정돼 임명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지주사 이사회는 민 행장과 수석전무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사외이사 3명은 금융권에서 명망 있는 민간출신 인사들이 임명될 것"이라며 "이 중 한 명이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산은지주 집행임원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두기로 하고 이 중 CFO는 K증권의 전무급 인사를 영입키로 했다. CSO는 산은 내부인사를 임명하기로 했다.

산은 지주는 또 금융그룹으로서 경영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주사 임원이 대우증권과 산은캐피탈 등 자회사 사외이사를 겸직하기로 했다.

산은은 특히 지주사 출범과 함께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이 기존의 종속관계에서 지주회사 밑의 자회사로 편입됨에 따라 투자금융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각 계열사에서 파견되는 지주사 일반직원 인선도 끝난 상태"라며 "가급적 소규모 정예인력 중심으로 지주사를 꾸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책금융공사도 회사분할이 끝나는 대로 설립 절차를 마무리짓고 공식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산은은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KoFC 직원 60여명에 대한 인사발령을 끝냈으며 이들은 사무실이 마련될 산은캐피탈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초대 정책금융공사 사장에는 유재한 한나라당 정책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산은지주와 정책금융공사 모두 정부가 실질적인 주주인 만큼 상법상 회사설립 절차를 단축해 내달 중순에는 동반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