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의 중앙은행 총재가 잇따라 '경기침체 끝'을 선언했다. 하지만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아직까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5일 "미국의 경기침체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버냉키 의장은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가진 금융위기 1주년 연설에서 "정부의 확장적 통화 · 재정정책에 힘입어 경제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적어도 기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 시점에서 경기침체가 끝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경제가 단기간에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다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취약해 내년까지 실업률이 안정되지 않을 것이며,신용경색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성장세는 비교적 느릴 것"으로 전망했다.

머빈 킹 영국중앙은행(BOE) 총재도 이날 의회에 출석해 영국 경제가 2차대전 후 최악의 위기에서 서서히 빠져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생산 감소가 전반적으로 종착점에 도착했다"면서 "이제 매우 미미하나마 긍정적인 성장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반면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은 "미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현재로선 상황이 나아지지도 악화하지도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월가 간판 은행주 담당 애널리스트인 메리디스 휘트니는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줄이는 다음 달이 미 경제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