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연구개발(R&D)투자비는 전년보다 10.2% 증가한 총 34조4981억원으로 GDP 대비 3.37%를 기록했고, 연구원 수는 3.8% 증가한 30만5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전국의 공공연구기관 의료기관 대학 기업체 등 총 2만3310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9년도 연구개발활동조사'에서 나타난 이 같은 결과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연구개발 투자와 인력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반가운 지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GDP 대비 연구개발투자비는 OECD 국가 중 스웨덴(3.60%, 07년), 핀란드(3.46%, 08년), 일본(3.44%,07년)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경제활동인구 천명당 상근연구원 수도 9.7명으로 나타나 OECD 국가 중 1위 핀란드 14.5명(07년), 2위 아이슬란드 12.2명(08년), 3위 일본 10.6명(07년), 4위 덴마크 10.2명(07년) 등에 이어 7위 수준이다. 상대적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상위 수준에 올라선 것이다.

그러나 절대규모에서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하면 아직도 그 격차는 상당하다. 단적으로 미국의 연구개발투자비는 우리나라의 11.8배이고, 일본은 4.8배에 달한다. 경제규모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어떻게 하면 한정된 자원으로 연구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 더 많은 고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이번 조사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구조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과제들도 드러났다. 우선 기업이 총 연구개발비의 75.4%를 사용하고 있는 반면 박사급 연구인력의 67.5%는 대학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비 사용과 인력분포의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해 산 · 학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 외에도 기업연구개발비 중 제조업이 88.4%를 차지하는 반면 서비스업 비중은 7.9%로 낮은 점, 또 상위 10대 대기업 비중이 43.1%에 이를 정도로 대기업 집중도가 높은 점도 앞으로 개선(改善)하지 않으면 안될 과제다. 정부는 GDP 대비 연구개발투자비를 5%로 늘리기로 한 만큼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연구개발투자 확대방안을 다시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