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계산이 복잡해지고 있다. 시중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변동형 금리와 고정형 금리 중 어떤 방식을 택할지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수도권 주택대출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 한도에도 제약이 생겼다. 전문가들은 변동형 금리와 고정형 금리의 금리 차이를 고려해 금리 결정 방식을 정하고 대출 만기를 가급적 길게 해 대출 한도를 높이라고 조언한다.

◆1.5%포인트가 기준

금리가 상승하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후 3~5년간 같은 금리가 적용되는 반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은 3개월마다 금리가 바뀌어 시중금리 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 시점에서 고정형 대출 금리가 변동형 대출보다 높다는 점이다. 이번 주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6%지만 고정형 대출 금리는 연 6.1~7.4%이다.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향후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당장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전문가들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금리 차이 1.5%포인트를 제시하고 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차이가 1.5%포인트 이하면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차이가 이보다 크면 변동금리를 택하라는 것이다. 이관석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은 "10년 이상의 장기대출이면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가 1.5%포인트를 넘지 않으면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9억원 이하의 집을 구입하는 무주택자 또는 1주택 소유자라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을 이용해볼 만하다.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10년 만기 연 5.9~6.1% △15년 만기 연 6.0~6.2% △20년 만기 연 6.1~6.3% △30년 만기 연 6.15~6.35%이다. 시중은행의 변동형 대출에 비해서는 0.5%포인트 정도 높지만 고정형 대출보다는 최대 1.5%포인트가량 낮다. 인터넷을 통해 신청하는 e-모기지론을 이용하면 금리가 0.2%포인트 낮아진다.

◆배우자 소득까지 제출

DTI 규제하에서 원하는 만큼의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대출 만기를 가급적 길게 할 필요가 있다. 만기가 길어지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 소득 대비 부채 상환액을 뜻하는 DTI가 낮아지고 그만큼 대출 원금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 3000만원인 사람이 DTI 50%가 적용되는 서울 강북지역에서 연 6% 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을 만기 15년,거치기간 3년으로 받는다면 최대 1억2800만원을 빌릴 수 있다. 이에 비해 대출 만기를 20년으로 하면 대출한도는 1억5950만원으로 늘어난다. 반대로 대출 만기를 10년으로 짧게 하면 대출한도는 8550만원으로 줄어든다. DTI는 부부 소득을 합쳐 계산하므로 맞벌이 부부는 배우자 소득까지 합산해 신청하면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근로소득 외에 임대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다면 이 또한 함께 제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DTI를 계산할 때는 주택담보대출 외에 다른 부채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기존에 부채가 있으면 그만큼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따라서 쓰지 않는 마이너스통장 등 불필요한 부채는 미리 갚아야 한다. 마이너스통장은 실제 사용하지 않고 한도만 갖고 있더라도 그만큼의 부채가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은행에서 최대한 대출을 받고도 자금이 더 필요하다면 제2금융권의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제2금융권은 은행보다 느슨한 LTV 및 DTI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농 · 수협 지역조합과 신협,저축은행,새마을금고 등은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에서 70%의 LTV를 적용하고 있다. DTI는 강남 3구 외의 지역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2금융권의 대출 금리는 은행보다 높기 때문에 향후 자금 사정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출받아야 한다. 농 · 수협 지역조합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6%대 중반~7%대 초반으로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10~12%에 이른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